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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뿌염을 돕다가 울컥한 사연
2024-11-23 17:57:18
곽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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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 3개월에 한 번씩 잠시나마 10년쯤 젊은 기분을 느끼며 산다. 아내의 손길을 거쳐 반백을 넘어가는 내 머리가 흑갈색의 젊음으로 바뀌어 마음마저 산뜻해진 덕분이다.

며칠 전에도 내 흰머리는 흑갈색의 머리로 탈바꿈했다. 가족들도 훨씬 젊어 보인다며 맞장구를 쳐줘서 은근히 기분이 업된다. 언제부턴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대충 50대 초반 흰머리가 제법 눈에 띌 즈음, 그러니까 10여 년 전부터 2, 3개월에 한 번씩 되풀이되는 변신이다.

40대부터 하나둘씩 보이던 흰머리. 처음에는 눈에 거슬려서 뽑기도 했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뽑는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내 머리에 신경 써주는 고마운 아내


어느새 흰머리는 내 머리 대부분을 점령해 오고 있다. 이제는 머리뿐만 아니라 눈썹까지 하얗게 변해간다. 이런 몸의 변화가 아직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가능하면 흰머리를 지우고 조금이라도 젊은 기분으로 살고 싶다. 이런 욕망을 채워주려고 아내는 내 흰머리를 감추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그럼에도 야속하게 염색된 내 검은 머리는 며칠이 지나면 조금씩 밀려 올라가고, 다시 흰머리가 밀고 올라온다. 세월은 내 마음을 몰라준다. 잠시 업됐던 기분도 점점 다운되어 원래의 기분으로 되돌아온다. 반백을 넘어 '올백'이 되어가는 내 머리. 머리색이 이미지는 물론 기분까지 좌우하니 앞으로도 한동안은 아내의 정성 어린 손을 빌려 주기적인 탈바꿈을 해야 될 거 같다.

흰머리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머리숱도 줄어들고 있다. 한창 젊을 때는 반곱슬머리에 머리숱이 많아서 귀찮기도 했는데, 이제는 머리숱이 줄어들어 고민하는 처지가 됐다. 친구들이나 지인 중에는 정수리 탈모로 머리 한가운데가 휑하게 비어 있는 사람도 있고, 탈모를 감추려고 모자를 쓰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적으로 머리카락은 가늘고 성글어졌으며, 뒷머리는 머리 밑이 보이는 부분이 있어 어딜 가나 신경이 쓰인다. 아내도 외출할 때마다 내 뒷머리를 한 번씩 살핀다. 옆에 있는 머리로 비어 있는 머리 밑을 살며시 가려 준다. 남편을 아이 돌보듯, 꼼꼼하게 챙겨주는 아내의 손길이 고마우면서도 흐르는 세월이 서글프다.

아내에게 무심했던 남편으로서 미안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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