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의혹을 두고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라며 처음 사과했다. 하지만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다루는 '김건희 특검'을 두고는 "정치 공세"라며 절대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고, 야당에선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연초에 KBS 대담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 사과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2월 7일 방송된 대담에서 "좀 아쉬운 점은 있다"고 말한 것보다는 명확하게 사과의 뜻을 밝힌 셈이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이라고 말한 뒤 헛기침을 한 번 했다. 이어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며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수사지침'을 내린다는 논란도 일으키지 않으려는, 원론적인 태도였다.
다만 '김건희 특검'만큼은 물러서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재의요구를 했지만, 지금 야당도 집권시기에 어떤 특검 여론이 비등했을 때는 늘 주장하는 것이 검찰 또는 경찰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으로 특검 여론을 늘 반대하고, 이렇게 해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 경, 공수처 이런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