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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딘 질문에 뻔한 답변, MBC는 왜 기회조차 없었나
2024-05-09 17:53:23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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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이 무려 1년 9개월 만에 이뤄졌지만 '알맹이'는 쏙 빠졌습니다.주요 쟁점과 관련해 대통령 답변은 지금까지 대통령실이 내놓았던 입장을 녹음기 틀 듯 번복하는 수준이었고, 기자들 질문도 날이 무뎌진 창 같았습니다. 모두 20차례 질문 기회가 있었지만, MBC 등 일부 언론사는 한 차례도 질문하지 못한 반면, 조선미디어(조선일보, TV조선) 등 특정 언론사 그룹에 두 차례 기회가 주어지는 등 편향적인 진행도 문제였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혐의, 채상병 특검법 등과 관련해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내보일지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그만큼 기자들의 질문 내용도 중요했습니다. 대통령실이 채상병 특검법은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며 거부권 행사 입장을 공식 시사했고,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사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던 만큼, 그 이상 답변을 끌어낼 질문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관련 내용에 대한 질문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이었고, 윤석열 대통령의 답변에서도 '그 이상'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무딘 기자 질문에 기존 입장만 재확인한 윤석열 대통령

먼저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된 기자 질문은 이렇습니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조속히 수사를 마무리하겠다 이런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께서는 올 초에 한 방송사와의 대담에서 어느 정도 여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신 바가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관심도는 여전히 높고 또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대통령님의 의견 듣고 싶습니다."

이 질문을 받은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들께 걱정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드리고 있다"면서 처음으로 공식 사과를 했지만, 이후 발언은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입장 등을 재차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취재기자인 제 입장에선 이 질문에서 더 나아가 "검찰이 수개월간 이 사건 수사를 미루고 있다가, 뒤늦게 본격 수사에 착수하면서, 대통령실과의 약속 대련 이야기가 있는데, 이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듣고 싶었고 "검찰이 김건희 여사 출석을 요구하면 응하도록 할 생각인지"도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질문 자체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 입장 역시 당연히 듣지 못했습니다.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한 질문도 나왔지만, 특검법 거부 명분과 의혹에 대해 묻는 수준이었습니다.

"특검법을 거부하실 것인지, 거부하신다면 (특검 찬성) 이런 여론에도 불구하고 거부해야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리고요. 그다음에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실 외압 의혹과 대통령님께서 국방부 수사 결과에 대해서 질책을 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입장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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