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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필, 대본 하달... '노조파괴' SPC그룹의 화려한 언플
2024-04-28 18:28:39
김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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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이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한 민주노총 산하 노조를 쫓아내기 위해 인터뷰 대본이나 성명서 등을 대신 작성해 보도되게 하는 등 전방위적인 언론플레이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는 한국노총 소속 노조와 상급 단위 산별노조가 동원됐는데 이들 노조 위원장들은 인터뷰용 사진을 언론사에 보내거나 언론 취재에 대비해 말을 맞추는 등 SPC와 한몸처럼 움직였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황재복 SPC 대표이사의 공소장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 수사결과 자료에는 SPC가 '민주노총 없는 사업장'을 뜻하는클린사업장을 위해 벌인 일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황 대표이사는 허영인SPC그룹 회장 등과 함께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SPC는 지난 2018년 제빵기사 처우 개선을 위해 체결한 사회적 합의의이행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화섬노조)를 없애기 위해 조합원의 탈퇴를 종용하고, 그 과정에서 직접 또는 한국노총 식품노련 피비파트너즈노동조합(피비노조)을 활용해 회사에 유리한 입장이 보도되도록 했다.

사회적 합의 이행 요구에 "노노갈등 프레임으로 대응"


SPC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노노갈등' 프레임을 적극 활용했다. 그 과정에서SPC 사측은 한국노총 소속 피비노조 위원장이 인터뷰한 것처럼 작문해 언론사에 보내 기사화했다.

"백승천(당시 SPC 커뮤니케이션 실장)이 2021년 4월 15일경 피고인(황재복 당시 SPC 대표이사) 주재의 티 미팅에서 '사회적 합의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파리바게뜨지회의 주장에 대해 피비노조가 노노갈등 프레임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보고한 후 사실은 전진욱(피비노조 위원장)이 피비노조 위원장 자격으로 인터뷰한 사실이 없음에도 마치 전진욱이 인터뷰한 것처럼 기사 초안을 작성한 다음 이를 전진욱으로부터 받은 사진과 함께 <헤럴드경제>에 송부하여 기사화되게 하였다." - 검찰 공소장 중 일부

실제로 <헤럴드경제>에는 <전진욱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위원장 "갈등 조장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 정신 되새겨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2021년 4월 15일)가 실렸다.

관련해 <헤럴드경제>는 "관련 데스크 등에 확인 결과, SPC 측 요청을 받아 헤럴드경제의 통상적 과정을 거쳐 기사화됐다"면서도 "법원에서 사실관계를 다퉈야 하는 사안인 만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는 공식입장을 26일 <오마이뉴스>에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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