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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때만 되면 변하는 여자, 전주 달군 이 영화
2024-05-04 12:10:34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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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은 영화제의 얼굴이다. 영화제의 정체성이며 지향점과 통하는 건 기본, 그해 조직위원회의 선택을 받을 만큼 작품성까지 인정받아야 한다. 자연히 개막작은 영화제마다 뜨거운 관심을 받을 밖에 없다. 올해로 25회째를 맞는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새벽의 모든>도 그와 같은 관심에 싸여 있다.

감독은 1984년생 미야케 쇼다. 나이는 젊지만 눈 밝은 이들에겐 일찌감치 일본 영화의 차세대 기수로 낙점받은 지 오래다. 지난 십수 년 동안 고레에다 히로카즈에 이어 하마구치 류스케란 거장이 연달아 출연한 일본 영화계이니만큼 그 뒤를 잇는 또 다른 재능을 찾는 이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야케 쇼가 대표적인 후보군으로, 내놓는 작품마다 유수의 영화제에서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다.

미야케 쇼는 한국에도 지난해 무주산골영화제에 초청받아 관객과 만난 일이 있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을 들고서였다. 그는 이 작품으로 일본을 넘어 전 세계에 제 존재감을 확실히 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에선 각종 영화상을 휩쓸며 고레에다 히로카즈, 하마구치 류스케의 뒤를 잇는 작가로서 위치를 공고히 했다. 신작인 <새벽의 모든>은 그가 그 뒤를 이어 연출한 신작으로,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직접 각본작업을 갈무리해 찍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새벽의 모든>은 평론가 자격으로 받은 배지를 통해 2회 차 상영에서 겨우 예매에 성공했을 만큼 관심이 뜨거웠던 작품이다. 결코 좁지 않은 영화관 객석이 가득 메워졌는데, 미야케 쇼에 대한 기대가 어떠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전주를 들끓게 한 일본 감독의 시선

그런데 웬걸, 영화는 시작부터 견뎌내기가 쉽지 않았다. 절로 감기는 눈꺼풀을 간신히 밀어 올리며 팔뚝을 꼬집기를 십여 차례나 해야 했다. 허리를 곧추세우고 목을 돌려보아도 잠시 뒤면, 다시 감겨오는 눈을 어찌하기 어려웠다. 가득 들어찬 사람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상영관 공기의 배합비를 깨 놓은 탓일까. 버티고 버틴 끝에 30분이 넘어서야 나는 온전히 집중해 영화를 바라볼 수 있었다.

나 혼자만은 아닌 듯했다. 바로 옆에 앉은 여자는 20여 분 만에 숨소리가 바뀌더니 영화가 끝나기 얼마 전까지 나직하게 코를 곯았다. 앞자리에 앉은 어느 사내도, 뒷자리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펼쳐졌다. 그렇다면 이건 나 혼자만의 취향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영화가 막을 내렸을 때쯤엔 많은 이들이 만족감을 표했다. 여느 때보다는 큰 박수갈채가 나왔고, 몇은 눈물까지 훌쩍였다. 자못 특별한 감상이 있었던 듯, 긴장해 질문을 준비하는 이도 여럿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러닝타임 가운데 중요한 순간을 마주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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