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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경제개발 논리보다 새 알 부화가 더 값진 이유
2024-05-05 19:31:15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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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입니다! 셋째 아기 탄생일!"

경이로웠다. 흰목물떼새 부부는 물에 빠졌던 두 알과 함께 셋째 알을 낳고 품었다. 세종보 농성 천막의 아침 일과는 하중도에 낳은 멸종위기 2급 야생조류인 흰목물떼새 알의 안전을 확인하는 일이다. 두 번이나 물에 잠겼고 세종보 재가동 공사로 계속 근처를 파헤치는 중장비 괴성에 혹시나 새들이 떠나지 않을까, 알들이 깨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물에빠진알주변에서울던어미새...천막농성과동병상련

과하다고생각할지모르겠지만,사실우린동병상련을함께겪는동지다.지난 4월 30일,세종보재가동중단을주장하며세종보상류300m하천부지에농성천막을칠때물길건너편에서발견한첫째알.세종보담수로수장되는생명이비단한알의물떼새알뿐이겠는가.농성장에끊이지않는연대와지지의발길,두차례담수에도물에잠긴알주변을맴돌며울던어미새의심정과크게다르지않다.

오래도록전승된제몸에익은본능과감각대로둥지를찾아알을낳았을 텐데,4대강사업으로보가설치되고옛금강에대한그들의오랜감각은여지없이흔들리고있다.부모새의미숙함이아니라사람이만든참사다.심지어그들을멸종위기종이라이름붙인뒤,이를보호해야한다고주장한자들이스스로만들어낸것이다.

생태계가살아있는강에다양한종의생명체가깃들듯이,농성장을찾는사람들의이유도다양하다.우연히천막농성장옆을지나던한세종시민이들려준돌에대한이야기도인상적이었다.돌을보러자주금강을걷는다는그는검고납작한돌을보여주면서이야기를시작했다.그의말을요약해재구성하면다음과같다.

'옛날먹물을살돈이없던이들이강가의검고납작한이돌을종이삼아물로글씨연습을했다.또여기돌들은다출처가있다.지질적특성이다른돌들이다.장수와옥천등에서온돌들이금강을타고여기세종보농성장앞까지온것이다.또돌을보는사람들은집으로가져가서'내것'으로소유하지않고강변에잘모아둔다.'

그는 "나와같은취미를가진사람들은이장소를단번에알아본다"면서그비밀장소를보여주기도했다.세종보재가동소식을들은그는"있는그대로의강이아름다운데왜전부수장시키려는걸까"라고되물으면서"세종보로담수되면금강줄기돌들이모이는사연과이야기들도수장된다"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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