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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외교,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2024-05-07 07:04:09
박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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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두렵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어린이날(5일), 대체휴일(6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이자 부처님 오신 날(15일), 그리고 22일 부부의 날까지 이어진다. 이날들은 휴일이거나 가정과 관련된 날이기도 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공통점은 '돈을 써야 하는 날'들이다. 휴일이어서 좋다기보다는 막상 걱정이 앞선다.

차를 타고 움직이기만 해도 오른 주유비가 걱정이고, 마트에 가서 장을 보기만 해도 걱정이고, 가족과 함께 삼겹살로 외식을 하려고 해도 걱정이다. 매일 언론과 뉴스를 통해 접하는 숫자로 된 암울한 경제지표보다 실제 일상에서 피부로 느끼는 '민생'은 5월을 두렵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월 22일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023 세계 군비 지출 보고서(아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연구소는 지난 1988년부터 매년 4월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를 면밀하게 살펴보면 우리 정부가 처한 국제정치적 상황이 전혀 녹록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윤석열 정부가 현재 강조하고 있는 외교노선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전면적인 재고가 없는 한 민생 경제도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도 전 세계 국가들이 국방비에만 지출한 돈이 2조 4430억 달러다. 한화로 무려 약 3331조 원이다. 이 수치는 2022년 대비 6.8%가 증가한 것으로, 2009년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먼저 '표 1'은 1988년부터 지역별로 세계 군비 지출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인 추세를 보면,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1999년 무렵까지 전 세계 국가들의 군비 감소 추세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미국의 이라크 침공, 러시아에서의 푸틴 등장, 그리고 무서운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전면적인 등장으로 인해 약 2010년까지 군비 지출에 급격한 성장세가 나타난다.

이러한 성장세는 2008년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시작으로 2010년 중반까지 이어진 유로존 위기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 같은 감소세는 2010년대 후반부터 서서히 증가세로 돌아서더니 지난 2022년부터 증가폭이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결국, 지난 2023년도에는 전년 대비 6.8% 증가를 보이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군사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3%를 기록했다.

'GDP 대비 군사비 지출 2%'는 상징적인 수치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의 군사동맹으로 불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회원국들이 2024년까지 GDP 대비 군사비 지출을 2%까지 늘리기로 약속했다. 2022년까지 이 약속을 지킨 회원국은 4개국에 불과했으나, 2023년 11개 회원국으로 약 3배 가까이 늘어났다.

6.8% 증가, 그 이유는?

그렇다면, 거시적인 맥락에서 2023년 전 세계 군비 지출이 199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 2000년대 이후 지속되고 있는 미·중 경쟁을 상수로 가정하면, 2023년 이 같은 군비 지출 증가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약 2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이 전쟁은 두 국가에 엄청난 국방비 지출을 야기했다. 러시아의 경우, 2021년 약 659억 달러(약 89조 8600억 원)이던 국방비가 2023년 1090억 달러(약 148조 6300억 원)로 증가했다. 그러면서 2023년 러시아의 GDP 대비 군사비 지출은 4.1%에서 5.9%까지 증가했다.

우크라이나의 수치는 그야말로 국가 비상사태다. 2021년 약 59억 달러(약 8조 500억 원)로 전 세계 국방비 지출 순위에서 36위였던 우크라이나는 2022년 440억 달러(약 60조 원)로 급증하며 1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2023년에는 648억 달러(약 88조 3600억 원)까지 증가하며, GDP 대비 군사비 지출이 37%까지 치솟았다.

둘째, 러시아의 군사행동에 따른 유럽 국가들의 안보불안이다.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유럽의 국가들은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을 심각한 안보위협으로 인식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적으로 침공하자 불과 3개월이 지난 2022년 5월 동시에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이후 핀란드는 2023년 4월 나토의 31번째, 스웨덴은 2024년 3월 32번째 회원국이 되었다.

이는 각각 2차 세계대전 이후 약 75년 동안과 1814년 이후 약 200년가량 비동맹 중립국가를 표방했던 핀란드와 스웨덴이 외교노선의 변화를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토 회원국 가운데 GDP 대비 군사비 지출을 2%까지 늘리기로 한 회원국이 2022년 4개국이었으나, 2023년에는 11개국으로 급증했다.

셋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시작된 중동위기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2023년에는 중동지역에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이란으로 번지며 중동지역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눈여겨볼 지표는 중동지역 국가들의 GDP 대비 군사비 지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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