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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임기' 초짜 국회의원의 마지막 5분 발언
2024-05-02 19:14:01
김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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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마지막 회기인 5월 임시국회가 2일 시작됐다. 이날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지 93일 만에 10.29이태원참사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또한 전세사기 특별법의 본회의 부의가 확정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부분 퇴장한 가운데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해병 특검법)이 통과됐다. 협치보다 정쟁에 몰두하며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았던 21대 국회가 막바지에 일부 의미있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지난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에 입성하지 못하게 된 정의당 양경규 의원의 5분발언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 발언자로 단상에 오른 양 의원은 "이제 원외가 되는 정의당의 의원으로서, 불과 4개월 임기의 초짜 의원으로서 어쩌면 마지막으로 주어진 5분 발언이 아닐까 싶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양당의 의원님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는데 이렇게 이빨이 빠진 의사당을 대하고 보니 이 짧은 발언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21대 국회는 우리 정치사에 무엇을 남겼을까요?"라고 자문하며 21대 국회가 보인 모습들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대통령 거부권으로 노조법 2·3조 개정이 무산된 것을 비롯해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초단기계약 방지법, 체불임금 방지법 등이 상정조차 되지 못한 것을 거론하며 "특수고용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각종 입법화 시도가 모두 실패했다"고 짚었다.

소상공인 부채 문제, 저출생 대책 등도 말만 무성했다며 "양당은 남들이 보는 곳에서는 공방을 벌이고 밀실에서는 부자감세를 주고 받았다"고 지적하며 "21대 국회는 너무나 무책임했다"고 비판했다.

차별금지법의 실종, 여가부와 국가인권위 무력화, 잇따른 학생인권조례 폐지 등을 거론하며 "차별과 혐오의 일상화,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 또한 21대 국회의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1차적인 책임은 국민의힘에 있다 하겠지만 압도적인 의석을 갖고도 주춤주춤 눈치를 본 민주당의 책임이 없다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거대양당을 함께 비판했다.

또한 "혐오에 가득찬 언어로 상대방을 비난하는 정치권의 수사들이 혐오와 차별의 한국사회를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서도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변변한 입법 하나 만들지 못했다"며 "21대 국회가 어찌 양심과 책임을 다한 국회라 할 수 있겠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양 의원은 "불편하시겠지만 양당이 국민의 삶에 대한 책임의 몫이 크므로 반드시 들어야 하는 이야기"라고 강조하며 "원외가 되는 정의당의 의원으로서 양당에게 위기의 시대, 추락하는 민생을 책임지는 22대 국회로 만들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5분 발언의 마무리는 원외정당이 되는 정의당의 성찰과 각오를 담았다. "국민 여러분이 지지하고 성원해 주셨던 진보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연단의 시간을 갖고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고자 했던 진보정치의 그 길을 결코 비켜서지 않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의당은 23대 국회단상에 다시 한 번 진보정치의 이름으로 서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정의당은 같은 날 오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의 양심과 책임을 위한 10대 법안 입법 촉구 농성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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