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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인 줄 알았는데... 반전 안긴 '쥬라기 월드'
2025-07-03 10:49:42
안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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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전개와 결말을 알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을 연출한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항상 '쥬라기' 시리즈를 가족영화로 위장한 공포영화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지만, 나는 적어도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만큼은 에드워즈 감독의 언명과 반대라고 생각한다. 공포영화를 가장한 가족영화가 맞다.

겉으로는 무시무시한 공룡의 위협을 그리지만, 실제론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인간의 욕망과 그 안에서 유효한 의미소로 살아남는 가족의 의미를 탐구한 작품이다. 영화가 얼핏 인간 대 공룡의 대결 구도를 취하지만 실상은 인간 대 인간의 대결 구도 속에서 갈등과 연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며 그 알맹이로 가족을 제시한다.

새로운 시작? 가족


도입부로 신약 개발을 위해 공룡 DNA를 확보하라는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가 제시된다. 전직 특수부대 요원 조라(스칼렛 요한슨), 고생물학자 헨리(조나단 베일리), 그리고 베테랑 선장 던컨(마허샬라 알리)이 한 팀을 이룬다. 조라와 던컨은 과거 특수부대 동료이다. 영화 초반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두 캐릭터의 얼개가 대충 파악되며 두 사람 각각의 가족과 관련된 회한이 언급된다.

이혼 후 자녀에게 특별한 애착을 보이는 던컨은 이 영화를 가족 영화로 만드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한다. 던컨은 용병으로서 이 일에 합류했지만, 용병 일에 앞서 조난 당한 '델가도' 가족을 우선 구하면서 영화의 흐름을 바꾼다. 가족으로 묶이지 않았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서로를 보호하고 함께하려는 인간성의 긍정적 본능이다.

또한 델가도 가족의 막내 이사벨라가 새끼 공룡 아퀼롭스와 우정의 관계를 맺으면서 영화 전반에 흐르는 긍정적 인간 본능의 느낌을 더욱 강화한다.

긍정이 있으면 부정이 있고, 부정이 있어야 긍정을 더 돋보이게 한다. 영화 시작과 함께 신약 개발을 위한 공룡 DNA 채취를 의뢰하는 거대 제약회사의 임원 마틴(루퍼트 프렌드)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을 상징한다. 대표적 장면이 바다에 빠질 위험에 처한 델가도의 큰딸을 구하지 않고 빠지도록 내버려 둔 것. 그녀가 과업에 방해가 될 행동을 하려 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틴의 '비인간적' 행동은 외부의 비인간 공룡보다 더 위험한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기에 오히려 '인간적'이라는 반어를 성립시킨다. 그리하여 인간 대 인간의 대립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비인간적인 면모는 인간적인 면모를 전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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