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오마이뉴스
"지금은 외교의 시간" 이란-이스라엘 전쟁에 한목소리 낸 유럽
2025-07-03 11:12:15
박민중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 트위터로 공유하기
  • url 보내기

"지금은 외교의 시간!"(time for diplomacy!)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24일(아래 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만난 프랑스, 영국 그리고 독일의 정상들이 내놓은 발언이다. 마크롱 대통령, 스타머 총리 그리고 메르츠 총리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휴전이 '불완전한 상태'(shaky ceasefire)라며 지금이야말로 외교가 중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마치 이 세 국가는 이란-이스라엘 사태에 단일대오를 갖춘 것처럼 보인다.

트럼프가 만든 착시효과

소위 E3 국가(프랑스, 영국, 독일)는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며 '이란 vs.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 vs.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마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는 듯 보인다. 지난 21일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하기 전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프랑스, 영국, 독일의 외무장관과 유럽연합(EU)의 외교안보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카야 칼라스(Kaja Kallas)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아라그치(Araghchi)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도 유럽연합과 이 세 국가는 미국과는 달리 외교적으로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이란-이스라엘 전쟁을 두고 이 세 국가가 마치 단일대오인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단연 트럼프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가끔은 국제정치가 어려운 학문이라기보다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인간관계처럼 보일 때가 있다. 살다 보면 외부의 적 때문에 내부가 단결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지금 유럽의 상황이 딱 그렇다. 트럼프라는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미국의 대통령 때문에 이 세 국가가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인 셈이다. 실제 트럼프는 지난 6월 20일 이란-이스라엘 전쟁을 해결하기 위한 유럽 지도자들의 노력을 아래와 같이 평가절하 했다.

"이란은 유럽과 대화하길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와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이번 사안에서 유럽은 도움이 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

이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트럼프는 모든 분쟁을 마치 자신이 해결했다는 평화의 수호자 행세를 하려 하고, 조금이라도 다른 정상이나 국가가 개입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 트럼프는 이번 제네바에서 열린 이 회담 불과 하루 만인 6월 21일 이란의 핵심 핵시설 3곳에 기습적으로 폭격을 감행했다. 그리고 이틀 후 23일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했다면서 마치 자신이 이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행동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자신이 이번 이란-이스라엘 전쟁에 개입해 '휴전'을 이끌어낸 것처럼 하고 있는데, 이 휴전을 두고 프랑스, 영국, 독일 정상들이 지난 24일 나토 정상회의에서 만나 '불완전한 휴전'(shaky ceasefire)이라고 폄하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 스타머 총리, 메르츠 총리가 함께 "지금은 외교의 시간"이라고 천명한 것은 트럼프의 군사적 행위와 반대되는 유럽만의 방법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2차 세계대전 이후 나토(NATO)를 중심으로 주요 외교 사안에 있어 공동의 목소리를 내던 미국과 서유럽의 대서양 동맹이 트럼프의 등장으로 흔들리고 있다. 즉, 트럼프라는 외부적 변수 때문에 마치 유럽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같은 듯 다른 유럽의 세 국가

전체 내용보기
주요뉴스
0포인트가 적립되었습니다.
로그인하시면
뉴스조회시 포인트를 얻을수 있습니다.
로그인하시겠습니까?
로그인하기 그냥볼래요
맨 위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