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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다낭시'의 숨겨진 비극...한국은 인정 안 하는 진실
2025-07-03 17:27:52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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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다낭시'.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다낭에 워낙 많이 여행을 가서 붙여진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사실 여행을 가기 전까지 큰 기대를 하진 않았습니다. 너무 '한국화된' 여행지가 아닐까 싶어서요.

그런데 실제로 지난주에 갔던 다낭과 그 옆 도시 호이안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이국적이고, 아름다웠습니다. 건기라서 비 하나 내리지 않았지만 덕분에 햇살 가득한 해변을 가득 눈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호이안 중심가에서 벗어난 숙소에선 호수와 우거진 숲 사이에서 열대성 기후의 화려한 모습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다낭은 대형 건물이 있고 인프라가 갖춰진 대도시이면서도, 조금만 이동하면 휴양지라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두 가지 이점을 갖고 있는 이런 도시가 흔치는 않으니까요. 왜 사람들이 다낭에 많이 가는지 알겠더군요.

다낭에서 한국군이 저지른 일

정훈님, 저는 그렇게 만족스럽게 여행을 마친 후, 집에 와서 다낭이 어떤 도시인지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베트남전에서 다낭이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다는 사실, 미군이 처음 베트남에 상륙할 때 백사장이 끝도 없이 길게 펼쳐져 있는 것으로 이름난 미케비치로 왔다는 사실까지도요. 미군은 이 근처에 공군기지를 짓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군은 다낭 인근에서 참혹한 전쟁범죄를 저질렀더군요. 제가 갔던 숙소 중 하나는 '신라 모노그램 꽝남 다낭'인데요. 한국의 '호텔신라'가 지은 호텔입니다. 중간에 붙은 '꽝남'은 이곳이 주소상 다낭시가 아닌 꽝남성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물론 지난 6월 30일부로 꽝남성이 다낭시에 합병되면서 이곳도 이제 '다낭시'에 위치한다고 부를 수 있겠네요).

그리고 신라 모노그램에서 차를 타고 10분, 5.5km만 가면 꽝남성 하미마을이라는 곳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하미마을에서 내륙 쪽으로 10km쯤 더 들어가면 퐁니·퐁넛 마을이 나옵니다. 다낭 시내에서도 차를 타고 20~30분이면 갈 수 있는 두 마을에는 '위령비'가 있습니다. 베트남 전쟁중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로 희생 당한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입니다.


한국군 청룡부대(해병대 제2여단)가 1968년 2월 12일 퐁니·퐁넛 마을에서 민간인 74명을 죽였고, 그달 24일엔 하미 마을에서 민간인 135명을 학살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은 80여 건, 희생자는 9000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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