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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집회에서 안전선 붙이고 다닌 남자의 정체
2025-07-01 14:14:33
사회적협동조합지리산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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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공식적인 것도 좋고, 사적인 소개도 좋아요.

"공식적인 직함은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입니다. 그거밖에 없네요 사실 소개할 만한 게. 그리고 딸 둘 아빠입니다. 저희 아이들은 제 활동에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진 않아요(웃음). 교통관련된 뭔가를 하고 있구나, 정도만 알고 있어요… 길 가다가 '녹색교통진흥구역'이란 걸 보고 '아빠가 하는 건가?' 이렇게 물어보더라고요. '아빠랑 상관없어'라고 대답해 주죠. 환경단체들은 환경행사 때 부스 행사에서 체험하는 거 많이 하잖아요. 다른 단체들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아이들이 어릴 때는 주말에 아이들 데리고 가서 다른 부스 체험도 하고 구경시키고 했는데, 아마 그런 경험이 남아있지 않을까 싶어요. 최근에는 저희가 하는 활동 중에 움직이는 소나무 캠페인이 캐릭터가 귀엽다는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 활동하고 있는 녹색교통운동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떤 목표로,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 곳인가요?

"1993년에 만든 단체니까 지금 32년 됐어요. 처음 시작은 도시 교통 문제를 시민 스스로 해결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을 했어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로 들어서면서 자동차가 갑자기 엄청나게 늘었고 이로 인해 교통체증, 교통사고 문제, 그리고 승용차 중심의 도시 환경 문제들에 주목했고, 이런 것들을 정부의 책임과 의무로 맡기는 게 아니라 시민 스스로 해결해 보자라는 취지에서 모임 형태로 시작된 게 단체로 만들어지게 되었어요.

단체를 만들 때 '교통 체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게 (자동차가 아니라)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 중심의 교통, 친환경적인 교통이라는 슬로건 아래 '보행권'이라는 사람의 권리를 들고 나왔어요. 여러 다른 권리들처럼 '걷는 사람한테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라는 것이고 그렇게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행권'이라는 이야기를 꺼낸 거죠. 이후에는 보행과 관련이 깊은 자전거, 대중교통, 나아가 도심 대기오염의 주범인 자동차 배출가스 등 교통에서 이야기하는 모든 교통수단과 이슈에 대해 활동을 확장하게 되었죠.

지금 하고 있는 대표적인 캠페인은 '움직이는 소나무 캠페인'이 있어요. 시작한 지 3년 정도 되었는데, 시민들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대중교통을 타는 것이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환경적 기여를 보상할 수 있게 만든 플랫폼인데, 일상생활의 소비랑 연결시켜 친환경 제품을 조금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올해까지 앱 가입자는 2천 명이 조금 넘을 거예요. 적지는 않지만 10년 전에 자전거 마일리지 캠페인을 했을 때는 가입자가 3만 명 정도였으니 아주 많다고는 할 수 없겠네요. 지금은 걷기나 운동에 대해 보상을 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저희 (어플) 이용자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하나 더 중요한 활동이 1993년부터 계속해오고 있는 교통사고 피해자 가정을 지원하는 사업이에요. 교통사고 피해 가정의 미취학, 초·중·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매달 또는 분기별로 지원하고 교육에 필요한 여러 가지 물품, 예를 들어 학업에 필요한 참고서, 교복, 온라인 강의, 학원비 등을 지원해주고 있어요. 그리고, 교통사고로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신 경우 남겨진 가족들에게 일상생활의 변화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심리 치료 지원을 해드리고 있고,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가 있는 경우 문화생활에 제약이 있어서 학기별, 지역별로 영화 관람, 공연이나 뮤지컬 관람, 직업체험 이런 것들을 지원하는 문화체험 활동 프로그램이 있어요."

- 녹색교통에서는 언제부터 일하게 되었나요? 비영리단체로 활동을 시작한 이유, 계기가 궁금해요.

"2009년 11월부터 일했죠. 평활동가로 활동하다 사무처장이 되었는데 저의 선임 처장님도 그랬고, 그 위의 처장님도 활동가로 시작해서 처장까지 했어요. 원래는 교통 관련 전공을 하고 관련 회사를 8년 정도 다녔는데 전공을 살렸지만 일을 하는 것에 의미를 크게 두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이 있었고, 교통 분야와 아예 다른 분야 일을 좀 고민하고 싶어서 일을 그만두고 잠시 쉬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사이 구직활동 하면서 다른 일을 찾아봐야지 하고 있다가 여기서 면접 보러 오라고 해서 면접을 봤고 덜컥 출근을 바로 하게 되었어요.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녹색교통운동은 회사 다닐 때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비영리 단체가 어떤 조직이고, 어떻게 일을 하고, 어떤 내용으로 일하는지 정확히는 몰랐어요. '교통'이라는 같은 분야면 일하는 데 크게 무리는 없겠구나 싶어서 출근을 하게 됐고, 한 3년 정도만 여기서 일을 하면서 다른 분야 일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그렇게 16년이 흘러버렸답니다. 이제는 그만두고 싶어도 바로 그만둘 수 없는 자리까지 오게 되었네요.(웃음)"

- 16년 긴 세월 동안 여러 활동을 했을 텐데 가장 애정하는, 혹은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제가 녹색교통운동에 와서 실제 사업을 했던 게 자전거 관련된 일이었어요. 들어오고 3년 정도 자전거 일만 집중적으로 했던 것 같아요.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자전거 마일리지라는 캠페인이에요. '자전거 5km를 타면 탄소를 1kg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런 환경적인 기여를 직접 자전거 타신 분들에게 알려주는 프로그램이에요. 저희 단체 활동이 대부분 정책을 제안하는 활동이 많은 편이라 현장이나 문헌조사를 통해서 정책제안을 하는 활동을 주로 했었는데,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을 고민하다가 이런 캠페인을 시작하게 되었죠.

자전거 마일리지라는 캠페인 자체가 새로 만든 게 아니라 수도권 외 대구, 광주 등 지역 단체들이 자전거 운동으로 하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지역에서는 자전거에 직접 속도계(거리 측정기)를 달아서 수기로 홈페이지 등에 입력하고 개인별 주행거리에 따라 탄소감축량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었어요. 이걸 스마트폰용 앱을 만들어서 캠페인을 하는 것으로 기획한 것인데, 이게 2011년 초였어요. 2011년이면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지 않을 때라 (보급이 시작된 갤럭시S 가 2010년 6월 출시) 단체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는데 다행히도 비영리민간단체 공모사업으로 선정이 돼서 지원을 받아서 사업을 할 수 있었죠.

앱 출시 이후 저희가 생각하지 못했던 호응을 받아서 앱 회원이 3만 명까지 늘었어요. 그때 그분들께 후원요청을 드렸더라면 조직 차원의 변화도 있을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남아요. 캠페인이 잘 되기도 했고, 제가 그 캠페인에 집중하기도 했고 그래서 기억이 많이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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