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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인신공격 질타했던 86년생 초선의원의 '반전' 속기록
2025-07-01 19:33:27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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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전두환 신군부에 항거하다 불법 해직된 1000여 명의 기자 중 한 사람이다. 그래서 1986년은 그에게 특별할 수 있다. 그해 한겨레신문 창간을 위한 국민주 방식의 모금 운동이 시작됐다. 권 이사장은 한겨레 창간 기자로 복귀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게도 1986년은 뜻깊을 한 해다. 그해 MBC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전선기자로 활동하며, 훗날 권 이사장 표현처럼 "이라크 전장을 취재할 때 열심히 돌파하는 모습으로 큰 인상을 남겼던 분"이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에게는 인생이 시작된 해이기도 하다. 1986년 1월, 박 의원은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태어났다. 북한 국방종합대학 엘리트 연구원 출신이다. 2009년 4월 10일,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통해 탈북해 대한민국 품에 안겼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거쳐 현대제철 연구개발본부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다. 2023년 12월 국민의힘에 영입돼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다. 그리고, 박 의원의 정치인으로서의 존재감은 권태선 이사장과 이진숙 위원장과의 '만남'을 통해 크게 부각됐다.

인간에 대한 예의


그 상징적인 장면이 나온 날짜가 작년 7월 29일이다. 박 의원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논의 과정에서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이 위원장을 두고 "뇌구조에 문제가 있다"라고 했던 발언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남용한 한 인간에 대한 심각한 인신공격, 명예훼손, 집단공격, 인민재판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다 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느냐"라고 반박했다. "대한민국 국회에서 인민재판이란 표현이 말이 되느냐"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었지만,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곧 최 위원장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박 의원이 이 위원장 청문회 과정에서 품은 문제의식의 핵심은 '인간에 대한 예의'로 보였다. 그는 채널A '정치시그널' 인터뷰(8월 5일자)에서 "생각이 다르면 뇌구조가 이상하다고 막말을 하고 있고 다른 생각은 허용되지도 않는다"라며 "한 사람을, 한 인간을 밑도 끝도 없이 매도를 하는데 이게 인민재판이 아니면 뭐겠냐고 생각했다. 인신공격성이었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거듭 강조했다.

그런데, 박 의원은 2024년 10월 14일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권태선 이사장을 상대로 한 발언으로 다시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20년 10월 북한 열병식 보도와 2024년 국군의날 기념식 보도를 비교하며 MBC 보도의 편향성을 주장했다. 권 이사장은 "보도 맥락 전체를 살펴야 한다. 객관적인 보도"라고 반박했다.

이와 같은 '다른 생각'에 박 의원이 대뜸 내놓은 말은 "이렇게 뻔뻔한 태도, 이런 생각을 갖고 있으니까"였다. 이어 박 의원은 2020년 보도와 2024년 8월 보도를 비교하면서 "문재인 정부 때는 의사를 비난하고 윤석열 정부 때는 정부를 비난한다"라며 "한 입 갖고 두 마디 하고 있는 거 아니냐"라고 물었다. 권 이사장이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하자, 박 의원은 또 이렇게 말했다.

박충권 : "(웃음을 보이며) 왜 이렇게 뻔뻔하죠?"

뻔뻔하다, 부끄러운 짓을 하고도 염치없이 태연하다는 뜻이다.

권태선 : "아니, 그러니까 저한테 인신공격적 발언을 하시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박충권 : "이게 인신공격적인 겁니까?"

권태선 : "뻔뻔하다는 말씀은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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