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오마이뉴스
8월이면 생각나는 이 영화, 덤덤해서 더 슬프다
2022-08-16 11:58:51
양형석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 트위터로 공유하기
  • url 보내기
지난 2004년 한국과 중국, 일본의 감독들이 참가한 옴니버스 영화 <쓰리, 몬스터>가 개봉했다. 당시 한국에서는 1년 전 <올드보이>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던 박찬욱 감독이 참여했다. 박찬욱 감독은 이병헌과 임원희, 강혜정, 염정아 등이 출연한 <컷>을 만들었는데 여기서 '컷'은 영화감독들이 신을 끝낼 때 외치는 구호이면서 '자르다', '절개하다'는 의미도 지닌 중의적인 뜻으로 쓰였다(참고로 <컷>의 장르는 '공포 스릴러'다).

재미있는 것은 <컷>에서 이병헌이 연기했던 캐릭터의 이름이었다. 극 중에서 천재 영화감독으로 출연한 이병헌의 캐릭터 이름은 바로 류지호였다. 류지호는 박찬욱 감독이 평소 좋아하는 감독들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류승완 감독의 앞글자 류와 김지운 감독의 지,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 인정하는 어떤 영화 감독의 마지막 글자 호를 딴 것이다.

관객들은 류지호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류지호의 마지막 글자 '호'는 당연히 <살인의 추억>을 연출했던 '디테일의 대가' 봉준호 감독의 마지막 글자에서 따왔을 거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은 훗날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봉준호 감독 외에도 또 한 명의 '호'로 끝나는 이름을 가진 감독도 함께 생각했다고 밝혔다. 바로 < 8월의 크리스마스 >와 <봄날은 간다>로 유명한 '멜로 영화의 대가' 허진호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데뷔작으로 청룡 영화상 작품상 받은 감독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봉준호, 최동훈, 김태용, 임상수, 장준환 등 많은 영화감독들을 배출한 영화아카데미를 수료한 허진호 감독은 <그 섬에 가고 싶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등을 만든 박광수 감독 밑에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 허진호 감독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서 조감독으로 참여한 후 약 3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1998년 장편 데뷔작 < 8월의 크리스마스 >를 선보였다.

당시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받던 배우 한석규와 심은하를 캐스팅한 < 8월의 크리스마스 >는 허진호 감독 특유의 멜로 정서로 서울에서만 42만 관객을 동원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허진호 감독은 < 8월의 크리스마스 >를 통해 청룡영화상 작품상을 비롯해 청룡상과 대종상, 황금촬영상의 신인 감독상을 휩쓸며 충무로에 대형 신인 감독의 등장을 알렸다.

허진호 감독은 < 8월의 크리스마스 >가 개봉한 지 3년 후 2001년, 두 번째 영화 <봄날은 간다>를 통해 다시 한번 청룡영화상 작품상과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감독상을 수상했다. 단 두 편의 영화로 한국 멜로 영화의 대가로 떠오른 허진호 감독은 2005년 주가를 올리던 배용준과 손예진이 출연한 <외출>을 연출했다. <외출>은 국내에서는 80만 관객에 그쳤지만 배용준의 인기 덕분에 일본에서는 3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큰 위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흥행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던 허진호 감독은 2007년 황정민, 임수정 주연의 <행복>으로 처음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하지만 정우성과 중국 배우 고원원이 출연한 멜로 영화 <호우시절>이 전국 28만 관객으로 좋은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허진호 감독은 2012년 장동건과 장쯔이, 장백지 등이 출연한 <위험한 관계> 역시 전국 29만 관객으로 국내 극장가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허진호 감독은 2016년 손예진과 박해일 주연의 <덕혜옹주>를 통해 560만 관객을 동원하며 데뷔 후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허진호 감독은 2018년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이야기를 다룬 <천문: 하늘에 묻는다>로 2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기대했던 흥행성적에는 미치지 못했다. 20년 넘게 영화만 만들던 허진호 감독은 작년 전도연, 류준열 주연의 JTBC 드라마 <인간실격>을 연출하며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에 도전했다.

주인공 오열 없이도 관객 울리는 멜로 영화
전체 내용보기
주요뉴스
0포인트가 적립되었습니다.
로그인하시면
뉴스조회시 포인트를 얻을수 있습니다.
로그인하시겠습니까?
로그인하기 그냥볼래요
맨 위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