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충남 당진시 우강면 삽교호 소들섬 인근을 찾았다. 최근 비가 많이 온 탓인지 삽교호에는 물이 가득했다. 전망대에는 삽교안에 있는 소들섬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도 설치돼 있었다. 넓게 펼쳐진 호수만 보면 이곳이 인위적으로 만든 인공호수인지조차도 가늠하기가 어렵다.
면적 17만 m²인 삽교호는 1979년 삽교천 방조제를 만들면서 생긴 호수다. 시간이 흐르면서 삽교호 가운데에는 섬도 생겼다. 마을 주민들은 이 섬에 당진시 우강면의 지명을 따라 소들섬이란 이름도 지어줬다.
비록 삽교호는 토건개발로 탄생했지만 최근 자연의 복원력과 주민들의 관심 속에 생태계가 서서히 회복되며 활기를 찾고 있다. 실제로 소들섬 인근에서는 법정보호종(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인 수달, 황새, 저어새가 꾸준히 관찰되고 있다. 매년 겨울이면 희귀조류로 꼽히는 가창오리 40만 마리가 찾아와 환상적인 군무를 펼친다.
삽교호에서 만난 A씨는 "겨울이면 가창오리 군무가 장관을 이룬다. 인근에서 여기처럼 생태가 잘 보전된 곳도 드물다. 최근에는 지역 주민들의 감시활동이 꾸준히 이뤄지면서 불법 캠핑족들도 거의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