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이재명 정부의 첫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지명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해도 그럴 수가 없었다. '그렇게 사람이 없나?', '도대체 인선의 기준이 뭐지?', '대학 말고는 교육 현장에 대해 잘 모르는 분 같은데...'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전국 9개 거점국립대 최초의 여성 총장',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위원회 위원장' 등 나름 화려한 이력을 지녔다. 그런데 이 두 가지 프로필을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 외려, 총장 권력을 남용해 비민주적 의사결정을 밀어붙였고 '서울대 10개 만들기' 또한 김대중 정부 때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인다. 김대중 정부 교육부는 2000년 12월 '지방대학 육성 대책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여기엔 "서울대 수준으로 지방 거점대학을 육성하겠다"는 구상이 포함돼 있었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대전 출신으로 30년 넘게 지역 국립대 교수로 일하며 비수도권 대학의 현실을 잘 아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건 분명 장점일 수 있다. 그녀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한 것은 이른바 '충청 홀대론'을 불식시키고, '여성 30% 입각 지향' 의지를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