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8일, 서울 마포구 SCC 성산커피클럽에서 '오키나와 클럽'이 주최한 비건 버거 팝업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매해 6월 23일인 '오키나와 위령의 날'을 기리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격전지였던 오키나와의 역사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평화·생태·인권 문제를 음식과 이야기로 풀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행사장에서 제공된 비건 버거는 어업이 활발한 오키나와에서 '물살이(생선)를 죽이지 않겠다'는 철학으로 만들어진 식물성 기반의 메뉴로, '우키시마 가든(浮島ガーデン)'에서 먼저 선보였다. 기장(millet)과 김을 주재료로 사용해 패티를 만들고 바다의 맛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행사를 주최한 윤호와 준짱(활동명)은 지난해 6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세상에 대한 불안감을 품고 일본 오키나와를 여행했다. 이들은 오키나와 북부 헤노코 지역에서 4000일 이상 지속된 미군기지 반대 시위 현장을 방문했고, 미군기지 반환운동 끝에 건립된 사키마 미술관에 들렀다. 또한 미야코지마 섬에서 오키나와 사람들이 신성한 존재로 여기는 바다거북을 만났다. 특히 듀공 서식지 파괴, 주민의 비폭력 저항, 해상권과 기후 생태 문제 등이 단순한 지역 이슈가 아닌 동아시아의 위태로운 평화를 보여준다는 사실을 체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