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공적 대화는 '가능 영역'을 잃어가고 있다. 정치적 성향, 세대, 젠더, 지역, 계층을 둘러싼 갈등은 때로는 혐오 표현으로 비화하고, '대화의 중간지대'는 말 그대로 폐허처럼 남아 있다.
포털 뉴스 댓글창은 점점 닫히고, 가족 카카오톡 방에서는 '그 얘긴 하지 말자'는 합의가 하나둘 늘고 있다. 이념이 다른 친구와 술을 마시는 일, 세대가 다른 직장 동료에게 먼저 말을 거는 일은 더 이상 현실적인 장면이 아니다.
"그렇다면, 서로 다른 우리 사이에 '다리'를 놓을 방법은 없는 걸까?" <별에서 온 그들과 친구 되는 법>(2025년 6월 출간)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저자 스콧 시게오카는 "도시에 거주하는 진보적 동양계 미국인이자 정신적 퀴어"인 교수 겸 연구자다. 2019년 그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자신과 가장 먼' 세계 — 트럼프 지지자들이 모이는 집회, 보수적 복음주의 교회, 인종차별적 발언이 노골적인 지역 사회 — 그 한가운데로 스스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