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오마이뉴스
교육적 실효성 거의 없고 낙인 효과만... '최성보'를 아십니까
2025-08-30 16:08:27
서부원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 트위터로 공유하기
  • url 보내기

전국 고등학교를 대혼돈에 빠트리고 있는 고교학점제가 수정과 보완을 통해 존속될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교육 관련 시민단체와 교육과정 전문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고교학점제의 유지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정책에 대한 찬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 정부의 선택은 늘 기존의 틀을 깨지 않는 것이었다.

첫 단추가 잘못 꿰졌다. 애초 공교육의 '하드웨어'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는데, 기존의 제도와 상충하는 '소프트웨어'를 이식하려다 보니 삐걱댈 수밖에 없었다. 비유컨대, 맞물릴 수 없는 톱니바퀴고, 맞지 않는 옷에 몸을 욱여넣는 꼴이다. 고교학점제가 수능 위주의 대입 제도, 상대평가 체제 등과 상극이라는 주장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터다.

그런데도 과도기 운운하며 고교학점제 유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교육의 본령'을 이야기한다. 학벌 구조와 엘리트주의에 경도된 우리 교육이 제자리를 찾는 데 고교학점제가 끌차가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 회로'를 돌리고 있다. 공교육의 붕괴가 현실화한 지금, 뭐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고등학생들이 자기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기준 학점을 채우면 졸업을 인정받는 고교학점제의 취지엔 모두가 동의한다. 적성과 진로가 천차만별인 아이들에게 획일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한 기존 체제에 대한 반성에서 도입된 것이다. '획일화'는 교육과 결코 어울릴 수 없는 조합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안다.

과거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입에 도입될 때와 맥락상 유사하다. 수능 위주의 대입이 전국의 모든 학교 교실을 문제 풀이 수업을 위한 공간으로 전락시켰다는 반성이 가져온 변화였다. 실제로 수능 고득점을 위해선 출제 유형의 분석과 반복된 문제 풀이 연습 이상의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이는 다섯 개 중 하나를 고르는 선다형 시험의 한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회수를 건넌 귤'은 '탱자'가 되고 말았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우리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경쟁을 완화하기는커녕 온갖 불신만 자초하며 계륵 신세로 전락했다. '아빠 찬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사회적 신뢰마저 허물어낸 주범 취급을 받고 있다. 불공정한 전형이라는 낙인까지 찍혀가며 조리돌림을 당해 오다 이젠 고교학점제라는 변수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있다.

'최소 성취 수준 보장제'의 비현실성

고교학점제의 전면 시행은 섣불렀다. 일단 시행한 뒤 부작용을 개선해 나가자는 관행적 사고는 지금 고등학교의 온존한 현실을 간과한 것이다. 고교학점제의 안착을 바랐다면, 교육과정과 평가 방식, 대입 전형 등 기존의 모든 제도를 동시에 바꿔야 했다. 9등급제를 5등급제로 바꾸고, 대입 전형 비율을 조정하는 정도로는 게도 구럭도 다 잃는 결과가 불 보듯 환했다.

급기야 현실을 도외시한 채 고상한 취지에 매몰되어 고교학점제의 부작용을 미화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최소 성취 수준 보장제(최성보)'다. 대다수의 교사가 최성보의 비현실성을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전교조와 한국교총, 전국 교사노동조합 등 모든 교원 단체가 한목소리로, 최성보를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며 비판한다.

전체 내용보기
주요뉴스
0포인트가 적립되었습니다.
로그인하시면
뉴스조회시 포인트를 얻을수 있습니다.
로그인하시겠습니까?
로그인하기 그냥볼래요
맨 위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