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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회의 깨달음, 반려견은 보호자의 '거울'이구나
2024-04-27 19:02:25
최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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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반려견 칼럼을 쓰면서 내가 교육했던 횟수를 되돌아봤다. 1500회. 어느덧 내가 훈련사로서 반려견 방문교육을 진행한 횟수가 벌써 이만큼이었다. 생명이 아닌 기계를 수리하는 일도 참 다양한 일이 있을 텐데, 한 가정에 깊게 들어가 반려견과 보호자. 두 생명을 변화를 해야 하는 훈련사라는 직업은 정말 수많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전문가도 인간인지라, 전문가라는 명함과 자격을 달자 완성 되는 것이 아니다. 방문 교육을 처음 했던 훈련사일 때도 지금도 "안녕하세요, 훈련사 최민혁입니다"라고 똑같이 소개는 하지만, 과거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이라 할 정도로 많은 것을 경험했고 깨달았다.

그 깨달음들은 무엇일까. 개를 교육하는 방법? 보호자를 상대하는 방법? 개한테 물리지 않는 방법? 물론 그것들도 경력이 쌓이면서 높아졌지만, 확실하게 깨달았다고 생각하는 것중 한 가지는 바로 '보호자와 반려견은 닮는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개와 함께 사는 보호자이든, 일반인이든 "아, 저 사람이랑 자기가 키우는 개랑 진짜 닮았네"라고 한 번쯤은 느껴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보호자와 반려견은 정말로 닮는다. 자세히 살펴볼수록 재미있는 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분리불안, 반려견만큼이나 보호자가

반려견 방문교육을 가면 다양한 고민들이 있고, 이 고민들은 몇 가지의 유형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 너무 짖어서 고민인 짖음 문제, 반려견이 혼자 있는 것을 못하는 분리불안 문제, 상대를 공격하는 공격성 문제, 산책할 때 줄을 너무 끄는 산책 문제 등등. 몇 가지로 크게 나뉠 수 있다.

반려견을 교육할 땐 보호자에게, 반려견이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해달라고 한다. 세세한 모든 것들이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보호자와 반려견의 감정 상태가 서로 유사한 경우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한 가정에 분리불안으로 교육을 갔을 때였다. 자리에 앉아서 상담을 시작하자 보호자님은 대뜸 내게 포스트잇 7장을 보여주셨다. 내용은 대부분 개가 너무 짖어서 불편하다, 훈련이라도 좀 받거나 조치를 취해달라, 야간 근무라 낮에 자야 하는데 도저히 잠을 잘 수 없다와 같은 내용이었다.

이 보호자의 반려견은 1살쯤 된 진한 갈색의 푸들이었는데, 보호자님께서 외출을 하면 불안 증상을 보이며 짖음과 하울링(늑대 소리)을 동반하는 것이었다. 집에 설치된 홈캠으로 본 장면은 포스트잇의 이웃 주민이 대번에 이해될 정도의 강렬한 짖음이었다. 보호자님도 이걸 깨닫고 이 문제를 확실히 바꾸고자 휴직까지 하시고 교육을 신청하신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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