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오전, 이른 더위가 찾아온 세종시 보람동의 한 대형 상가 건물 앞. "저기에도 있어요, 제비 둥지. 3년째 똑같은 자리에요." 마치 귀한 손님을 소개하듯, 한 상가 주인이 지나가는 이들에게 어닝 틈에 자리 잡은 작은 흙집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로 제비의 둥지였다.
이날 세종시 탐조클럽 회원 10여 명은 제비 보호를 위한 특별한 작업에 나섰다. 둥지 아래 떨어지는 배설물로 인해 상가 주인들이 겪는 불편을 줄여, 제비와 사람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배설물 받침대'를 설치하는 것이 임무였다.
도심이 된 제비의 처마, 어닝 아래 펼쳐진 생존의 사투
"제비는 왜 꼭 건물에 둥지를 틀까요?" 지나가던 시민의 물음에 한 회원은 웃으며 답했다. "사람이 만든 구조물이, 때로 제비에게 가장 안전한 처마가 되거든요. 도심이 그들에게 마지막 피난처일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