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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한달 30만원 받는 노인과 500만원 버는 노인, 정부는 누구 편인가
2025-09-05 20:55:26
고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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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79세 이순자(가명)님이 종로 고시원을 나선다. 홀로 사는 그의 한 달 수입은 기초연금 30만 원이 전부다. 젊은 시절 삯바느질로 자녀를 키웠다. 국민연금이란 제도는 그림자도 몰랐다. 수급자 600만 명 시대라지만, 그 안에는 이렇게 한 푼도 받지 못하는 노인도 많다.

이순자님은 교회에서 나눠주는 쌀 한 포대로 한 달을 버티고, 병원비가 나가면 라면으로만 끼니를 잇는다. "나도 나이 들어서 일 못 하게 되면 나라에서 좀 도와준다고 하던데, 그게 연금인 줄은 몰랐어." 그의 목소리에는 서러움이 묻어난다.

같은 날 오후, 강남 논현동의 한 카페. 66세 최아무개씨는 정장을 차려입고 노트북을 펴놓은 채 상담을 한다. 은행 지점장 출신인 그는 퇴직 후에도 금융 컨설팅으로 월 500만 원을 벌고, 국민연금 140만 원까지 합쳐 한 달 640만 원을 손에 쥔다. 소득으로 인해 일부 연금이 감액되는 것에 그는 불만을 터뜨린다.

"국민연금은 내가 30년 넘게 성실히 낸 돈으로 모아둔 것인데, 나이 들어서도 열심히 일한다고 왜 받을 돈을 빼가는 거야? 불합리하잖아." 두 개의 노후, 두 개의 현실. 그런데 정부가 귀 기울인 쪽은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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