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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불꽃은 누가 쥐는가
2024-11-01 14:41:50
황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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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묻어둔 비밀은 언젠가 스스로 빛을 찾는다. 그 비밀이 곪아 있을수록 터져 나오는 소리는 더 흉측하고 사람들의 가슴을 무겁게 저미며 어둠의 소리를 온 세상에 떨군다. 지금 우리는 권력의 이면에 숨겨졌던 거짓이 점차 드러나는 순간을 마주하고 있다. 권력은 두꺼운 안개 같아 모든 것을 감추는 듯 보이지만, 그 속에 숨겨진 목소리는 언젠가 들리고야 만다. 녹취 사건이 권력의 허점을 폭로하면서 안개는 서서히 걷히고, 권력의 민낯은 날카로운 진실의 빛 아래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은 권력이 지녔던 도덕적 결함을 무너뜨린 대표적인 예였다. 도청이라는 비열한 수단으로 상대를 엿보던 닉슨 대통령의 권력은, 내부 고발자와 언론의 용기로 꺾이고 말았다. 수많은 이들의 침묵 뒤에 서 있던 비밀은 불꽃으로 드러나면서, 세상은 그토록 소중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금 깨달았다. 워터게이트는 역사의 한 자락에서 권력의 속성에 경고를 남겼다.

그 사건은 권력의 가면을 벗기고, 정의의 불씨를 피운 순간이었고, 우리 사회에 선명한 각인을 남겼다. 지금의 사건은 워터게이트처럼 권력의 이면을 여지없이 폭로하고 있다. 녹취라는 증거가 권력의 무거운 허물을 드러내는 순간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그동안 온갖 의혹으로 나돌던 사안들이 신빙성을 갖추어가는 중이다. 권력이 감추려 했던 거짓과 부조리는 이제 숨길 수 없는 거짓과 농단의 실체가 되어가고 있다.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이러한 고발의 순간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교회의 성직자들이 벌인 악행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의 끈질긴 탐사는 권력의 보호막 뒤에 감춰져 있던 추악한 진실을 세상에 비춘다. 그들은 눈앞의 거대한 힘에 주눅 들지 않고 진실을 좇으며, 그들의 언어는 정의의 불씨가 되어 권력의 위선을 태우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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