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안에서도 사용자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VR(Virtual Reality, 가상 현실) 이동 기술'과 주행 중 발생하는 멀미를 줄여 주는 '시각적 보조 장치'가 개발됐다. 이로써 차량 이동 중에도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학습·협업·창작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12일 김승준 AI(인공지능)융합학과 교수 연구팀이 이같이 '사용자의 능동적 이동 가능한 VR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GIST는 " 기존의 차량 기반 VR은 차량 움직임에 맞춰 VR 콘텐츠가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사용자가 VR 속에서 마치 현실처럼 자유롭게 이동하면서도 몰입감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GIST에 따르면, 김승준 교수 연구팀은 차량 내에서 적용 가능한 ▲조이스틱 조작 ▲상체 기울이기 ▲팔 움직임 기반 ▲제자리 걷기 ▲순간 이동 등 5가지 VR 이동 방식을 구현했다. 이를 참가자 20명 대상으로 정지된 차량 환경과 실제 주행 중인 차량 환경에서 각각의 방식이 멀미 유발 정도, 몰입감, 작업 피로도,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실험했다.
그 결과, '조이스틱 방식'이 신체적 부담이 가장 적을 뿐만 아니라 차량의 실제 움직임과도 가장 자연스럽게 연동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몸을 기울이거나 제자리에서 걷는 방식'은 차량의 움직임과 충돌을 일으켜 멀미를 유발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차량의 움직임과 사용자의 감각 사이의 불일치에서 발생하는 멀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상 환경에서 현실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해석해 주는 4가지 '문맥 기반 시각 단서로 ▲기울어진 지면 ▲움직임 유도 ▲힘 전달 ▲시각적 방해를 고안해 냈다.
이 시각 단서들은 가속·감속·회전에 대응해 가상 공간의 지형, 객체, 시각 효과 등을 실시간으로 조정함으로써, 사용자가 실제 차량의 움직임을 VR 안에서도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인식하도록 돕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기울어진 지면(Tilting Ground)'은 차량의 움직임에 따라 VR 속 지면도 함께 기울어져 사용자의 자세 변화와 시각 정보를 일치시켜 멀미를 효과적으로 줄인다"면서 "'움직임 유도(Movement Inducement)'는 가상 공간에서 사용자가 몸을 기울이거나 피하는 동작을 유도하는 시각적 요소를 제공함으로써 능동적인 반응을 유도하고 몰입감을 높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