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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남은 것 같던 때, 나를 더 살고 싶게 만든 이것
2025-05-16 14:05:22
전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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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지인들과 전라북도 무주에 있는 공방 <진묵도예>를 방문했다. 공방을 운영하는 도예가 김상곤 작가는 한국 전통 가마인 오름 가마를 직접 만들고 장작으로 불을 때서 도기를 굽는다.

그는 도예가 '불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흙으로 성형을 잘해도 어떤 불이 어떻게 닿느냐에 따라 모양과 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붉은 염료로 정성스럽게 색칠한 줄 알았던 도기가 흙과 불이 만나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색과 무늬라고 해서, 실은 깜짝 놀랐다.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불의 온도나 세기가 적절하도록 '불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그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장작을 넣는 타이밍(timing)을 아는 것은 이론으로 설명하기 힘든 '감각'이라고 했다. 오랜 세월 몸으로 익힌 장인만이 할 수 있는 말이구나 싶었다.

적절하게 장작을 넣을 타이밍


작가가 한 '적절하게 장작을 넣은 타이밍'이란 말을 계속 곱씹게 된다.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삶이란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지만, 그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화력(火力)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이때가 바로 맞춤한 장작을 넣어야 하는 때가 아닐까?

나 역시 나이 오십을 앞두고 무기력해졌던 기억이 난다. 인생의 내리막길이 시작된다는 불안감이었다. 아직 성년이 되지 않는 아이들을 챙기고, 부모님을 돌봐야 하는 바쁜 삶의 한복판에서 역설적으로 나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진 느낌이 들었다.

그때 내가 삶에 넣은 큰 '장작'은 글쓰기였다. 나를 성찰하는 글쓰기는 가까운 가족부터 내가 속한 사회까지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모인 글로 책을 출간하고, 책과 관련한 방송, 강연, 팟캐스트 제작, 진행까지 이어졌다.

내 삶에 또 다른 색과 무늬를 만들어주는 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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