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오마이뉴스
새해 아침, 결혼한 자녀와 보내면서 다짐한 것
2025-01-01 17:59:54
이혁진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 트위터로 공유하기
  • url 보내기

세밑 전부터 아내는 장 볼 리스트를 작성했다. 거기에는 만두, 떡국, 잡채, 굴, 소고기, 계란 등이 적혀있다. 수산시장 가는 일정도 있다.

아내는 음식 준비하느라 마음이 바쁘다. 새해 첫날 아이들이 집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나는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떡국만 먹자고 했지만 아내는 속 모르는 소리라며 일축했다.

아내는 나와 생각이 다르다. 아내는 애들이 오면 떡국 말고도 무언가 집어 먹을 게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해 첫날이 아니라면 자기도 외식하는 편이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아내는 결혼한 자식이 부부와 함께 집에 오면 여러모로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음식 가짓수는 적더라도 사 먹는 음식과 다르게 시간과 정성을 들인다. 그런 아내를 나는 눈치껏 도울뿐이다.

나는 집 청소를 맡았다. 화장실부터 닦았다. 이리저리 흩어진 물건을 제 자리에 갖다 놓고 정리했다. 이런 작업은 애들이 오면 우리가 하는 연례행사가 됐다.

그러나 청소기를 돌리고 화장실 청소까지 마치는데 한 시간이면 족하다. 아내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바라본다.

이어 아내의 심부름이 떨어진다. 아내 곁에서 음식을 만드는데 손발이 되어야 한다. 맛과 간을 보고 추임새도 넣으며 격려하는 것이 주임무다.


나는 아내가 이렇게 정성을 들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잠시 생각했다. 먼저 가족들이 새해 새 희망을 갖자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전체 내용보기
주요뉴스
0포인트가 적립되었습니다.
로그인하시면
뉴스조회시 포인트를 얻을수 있습니다.
로그인하시겠습니까?
로그인하기 그냥볼래요
맨 위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