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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령 간 서현역 생존자 "그날 느꼈다, 우리도 잊히지 않을 거라고"
2025-01-01 19:40:26
박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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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이 모든 이슈를 흡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그로 인해 생겨난 광범위한 연대를 봤어요. 그 투쟁의 광장에서 그간 조명받지 못했던 이슈들이 떠오르고 있다고 믿어요. 시민들이 국가폭력과 사회적 참사에 목소리 내는 한, 서현역 사건은 잊히지 않을 거예요." -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생존자 수인씨

"그날 남태령에 가서 많은 걸 느끼고 배웠어요. 시민들이 각자 중요하게 여기는 주제를 서로에게 공유하고 공감했거든요. 요즘 계속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데, 저도 발언 기회를 얻게 되면 서현역 사건과 혜빈이 이야기를 공유할 거예요." -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생존자 하은씨

12.3 윤석열 내란 사태로 남태령 집회에 다녀온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의 생존자들은 "우리가 겪은 사건이 잊히지 않을 거라 느꼈다"며 소회를 전했다.

지난해 8월 발생한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의 생존자이자, 이 사건으로 친구 고 김혜빈(당시 20세)씨를 잃은 수인·하은(모두 21세)씨는 "내란 이후 광범위한 연대가 생겨났고, 그 투쟁의 광장에서 그간 조명받지 못했던 이슈들이 떠오르고 있다"면서 "향후 참여할 집회에서 우리가 겪은 일들에 대해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인씨는 지난 11월 자신의 SNS 공개 계정에 게시글 하나를 올렸다. "서현역 칼부림(흉기 난동) 사건의 재판이 끝났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2500자 분량의 글에 지난 1년 6개월간 느낀 바를 빼곡히 담았다. 글을 올린 시점은 가해자 최원종(23)의 무기징역이 확정된 다음 날이었다.

그는 글에서 "생존자로서 제가 하고 싶은 역할은 그 여름을 지나오지 못한 이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저 자신과 다른 생존자들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건의 피해자, 생존자들을 향해 "우리 죽지 말자. 살아서 우리의 이야기를 하자. 이것(사건)이 우리 생의 끝이 되도록 하지 말자"라고 전했다.

하은씨는 그날 최원종이 칼을 휘두르는 모습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계절이 여섯 번 바뀌었건만 여전히 구급차 사이렌 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들리면 손과 발이 떨린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모습과 떠오르고 눈앞이 뿌예지던 그날의 감각이 돌아온다.


두 사람은 사건 초기 '스스로가 피해자가 맞는 건지', '죽은 사람도, 다친 사람도 아닌 스스로를 생존자라고 말해도 되는지' 고민했다.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의 재판을 지켜보며 자신들의 고민을 공유하고 생각을 정립해 왔다. 그리고 이제는 말할 수 있게 됐다. "마냥 절망하지 않고 나름대로 성장했다"고.

<오마이뉴스>는 지난 11월 28일 늦은 오후, 프랑스와 전남 목포에서 각각 공부 중인 수인·하은씨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들은 "피해자와 생존자가 항상 슬퍼하고, 울고, 힘들어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향후 범죄 피해에 영향을 주는 잘못된 사회 구조를 바꾸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갑작스런 12.3 윤석열 내란 사태로 인해 인터뷰 공개가 늦어졌다. 그 사이 하은씨는 종강을 해 매주 시민들과 함께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수인씨는 여전히 프랑스에 있지만 온라인으로 한국의 소식을 받아보며 연대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2월 26일 추가로 두 사람과 전화로 인터뷰했다.

"생존자로서 하고 싶은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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