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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개막식은 없었다, 공식 깨고 '혁명' 쓴 파리올림픽
2024-07-28 22:47:38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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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개방된 대회'에 어느 때보다도 걸맞은 시작이었다. 센강에서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경기장의 장벽을 넘어 파리 시내 전역이 마치 한 편의 오페라 무대가 된 것과 같았다.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공간의 장벽을 넘어선 환상의 무대로 기억될 것 같다.

지금까지 올림픽 개회식은 개막식에 앞선 사전 공연과 올림픽기(오륜기) 입장, 그리고 두 시간 남짓 걸리는 선수단 입장, 그리고 성화 봉송과 점화를 주제로 한 공연이 펼쳐지는 전형적인 틀 안에 있었다. 하지만 파리는 순서의 장벽도 깼다. 성화 입장부터 정형화된 공식을 비틀었다. 선수단 입장과 함께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공연하는가 하면, 메탈 밴드와 소프라노가 함께 프랑스 혁명의 노래를 부르는 등 다양성이 공존하는 프랑스의 모습을 보여줬다.

파리 시내 전체가 개막식의 무대

한국 시간으로 27일 오전 2시부터 펼쳐진 개회식의 첫 번째 등장인물은 배우 자멜 드부즈였다.자멜 드부즈는성화를 들고 프랑스의 국립경기장, '스타 드 프랑스'에 입장했다. 의기양양하게 경기장에 들어섰지만, 그는 관중이 한 명도 없음을 보고 당황한 눈치. 이어 '파리 올림픽의 개막식이센 강에서 열린다'는 뉴스가 나온다.

이후 갑자기 프랑스의 '축구 전설' 지네딘 지단이 나타나 자멜 드부즈로부터 성화를 뺏앗은 뒤 성화를 들고 파리 시내를 질주했다. 지단은 지하철까지 타고 센 강변으로 향할 심산으로 보였지만, 지하철이 제대로 출발하지 못하고 정전되자 자신을 따라오던 세 명의 아이들에게 성화봉을 전달했다.

세아이들은 성화봉을 받은 뒤 지하 통로를 지나 하수구로 향했다. 그러자 '어쌔신 크리드'를 닮은 괴도가 나타나 아이들에게 배를 타라고 권했다. 배에 올라선 아이들은 눈 깜짝할 새 나폴레옹의아우스터리츠 전투 승리를 기념하여 지어진 아우스터리츠 다리 사이로 센 강으로 진입했다.

성화 도착과 함께 근대 올림픽의 발상지, '그리스'의 선수들이 입장했다. 그 뒤로 난민 선수단의 신디 은감바(복싱)와 야흐야 알고타니(태권도)가 올림픽기를 들고 입장했다. 탈레반 정권을 배제한 망명 선수단으로 구성된 아프가니스탄도 입장했다.

센 강을 통해 6km나 되는 긴 거리를 선수들이 배로 따라오는 만큼, 다른 개회식과는 차별화된 무대를 꾸릴 수 있었다. 선수 입장 도중 센 강변에 나타난팝 스타 레이디 가가는지지 장메르의 노래인 'Mon truc en plumes'(깃털로 만든 나의 것)에 퍼포먼스를 곁들여 오마주한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수단 입장 도중 센 강변 베쉰 부두에서 '캉캉'으로 알려진 '지옥의 갤럽'을 추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19세기 프랑스에서 유행했던 사교댄스인 '캉캉'에 맞추어 춤을 추는 이들은 선수단의 입장을 환영했다.

노트르담 성당의 화재를 복구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통해 파리 시민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보내는 장면도 이어졌다. 파리 소방대, 국립과 지역 음악원의 단원 등이 파리 시내 곳곳에서 연주를 하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주며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불편을 감수한, 그리고 지금의 파리를 만든 시민들에게 감사를 건넸다.

프랑스 혁명을 오마주한 장면도 이어졌다. 프랑스의 메탈 밴드 고지라가 프랑스 혁명을 상징하는 장소이자 왕궁에서 감옥으로 변한 곳, 콩 시에르 주리에 올라섰다. 강렬한 메탈 연주와 함께한 것은 소프라노 마리나 비오티. 고지라와 마리나 비오티는 프랑스 혁명의 상징곡인 'Ca ira'를 협연했다.

48번째 대한민국·205번째 프랑스... '철의 여인' 올림픽기 운반했다

공연에 이어 선수 입장이 다시 이어졌다. 대한민국은 세계 선수단 가운데 48번째로 입장했다. 김서영과 우상혁이 태극기를 든 채 코스타리카·쿡 제도 등 4개 국가와 같은 배를 타고 행진한 대한민국 선수단은 밝은 얼굴로 개막을 축하했다.

선수 입장과 더불어 스포츠와 예술을 조합한 공연도 함께 이어졌다. 프랑스의 정원을 형상화한 구조물 위에서 선수들이 자전거와 스케이트보드를 타기도 했고, 브레이크 댄서이자 오페라 테너인 야쿱 조제프 올린스키는 브레이크 댄스와 바로크가 조합된 공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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