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후보 경선 이후에도 명태균씨와 연락한 사실이 있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속이려던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라, 참모진에 다 설명을 했음에도 대통령실 공지가 '경선 이후 연락한 적이 없다'라는 취지로 나가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또한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이같은 답변이 명씨와의 여러 의혹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예컨대, 윤 대통령 본인이 명태균씨와 연락을 하지 않은 이후에도 김건희 여사에 대해 "제 아내 휴대폰을 좀 보자고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거라 제가 그냥 물어봤다"라며 "본인도 많이 줄인 것 같고, 한 몇 차례 정도 문자나 이런 걸 했다고는 얘기를 한다"라고 전했다. "제가 이 자리에서 그걸 공개하기는 좀 그런데 좀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다"라며 "그래서 몇 차례 없는 거로 알고 있다"라고도 부연했다.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 사이 연락이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여러 차례 있었으나, 정작 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거부한 셈이다.
"나는 비서실에 '이런 얘기한 기억이 있다'고 했는데..."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 초반부터 명태균씨와 관련한 여러 질문들이 이어졌다.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열쇠를 쥔 데다, 명씨가 김영선 전 국회의원의 재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통화하는 내용이 공개된 탓이다.
특히나, 용산 대통령실은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대선 경선 후반부에 명태균씨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을 받았고, 이후 명씨와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대통령이 '기억한다'라고 언론에 공지한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취임 직전 명씨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며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에 대해 "경선 뒷부분에 가서 좀 뭐 그럴 만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제 연락하지 마라' 이렇게 한 적이 있다"라며 "제가 대선 당선된 이후에 (명씨로부터) 연락이 왔다"라고 설명했다. "전화번호를 지우고, 텔레그램에는 이름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텔레폰으로 온 건지 아니면 전화로 온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받은 적이 있다"라고도 부연했다.
이어 "축하 전화를 받고, 저도 어찌 됐든 명태균씨도 선거 초입에 여러 가지 도움을 준다고 자기도 움직였기 때문에, '하여튼 수고했다'는 얘기도 했다"라며 "'이런 얘기한 기억이 분명히 있다'고 제가 비서실에 얘기를 했다"라고 강조했다. '거짓 해명' 논란을 자초한 게 본인의 의도가 아니었음을 항변하며, 책임을 비서실에 떠넘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