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리고성이 간절한 염원과 기도로 인해 무너졌듯이, 우리가 (헌법재판소 주변을) 묵묵히 걸으며 기도하면 헌법재판소를 덮고 있는 어둠의 세력들이 반드시 걷어지고 무너지리라고 믿습니다."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국민의힘 의원 10여 명이 헌법재판소를 성경 속 '여리고성'에 빗대며 탄핵 반대를 기원하는 행진을 벌였다. 교계에서는 "헌재를 무너뜨려야 할 악의 대상으로 규정한 행위",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기독인회 소속 의원 10여 명은 14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모여 '대통령 탄핵 각하 길 걷기'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지금 대한민국이 어둠의 세력과 영적인 전쟁을 하고 있다"라면서 "(대통령) 탄핵 각하만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헌재를 도는 (이른바) 여리고성 돌기를 시작하려 한다"며 주변 담벼락을 따라 걸었다.
행사엔 국민의힘 기독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윤상현 의원을 비롯해 김민전·김장겸·박충권·성일종·이인선·이종욱·인요한·임종득·조배숙(가나다순) 의원 등이 참석했다. 최근 극우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의 집회에 참여하며 '스피커'로 떠오른 공무원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도 함께했다.
'여리고성 붕괴'는 아무리 불가능한 일도 신앙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구약성경 여호수아기에 따르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난공불락의 요새였던 여리고성 주위를 일주일간 맴돌았고 성벽이 갑자기 무너져 성읍을 점령하게 됐다.
헌재-여리고성 빗대고, 위기는 "좌파 때문"이라는 국힘
의원들은 이번 행사를 '여리고성 돌기'에 여러 차례 비유했다. 조배숙 의원은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있다"면서 "분명히 하나님께서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재 주변 행진을 앞두고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갔을 때 여리고성이라는 강력한 성벽에 부딪혔지만 계속 (성 주변을) 돌면서 기도했을 때 그 성벽이 무너졌다"고 빗댔다.
윤상현 의원도 "여리고성이 간절한 염원과 기도로 인해 무너졌듯이, 우리가 (헌법재판소 주변을) 묵묵히 걸으며 기도하면 헌법재판소를 덮고 있는 어둠의 세력들이 반드시 걷어지고 무너지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