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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가 뭐가 문제냐'고 묻는다면
2025-01-09 21:53:25
시셰퍼드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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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장시간 타본 사람, 특히 배가 돌아가는 원리를 배우는 위치에서 타본 사람이라면(즉 승객 아닌 승무원으로), '인간은 수상생물이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나도 짧게 몇 개월 선원 생활을 하며 인간이라는 육상동물이 바다에 머물려고 할 때 생기는 문제(특히 환경)를 절감했다. 안 되는 걸 억지로 하려다 보니 온갖 기술, 기계, 에너지, 자원이 총동원된다.

물론 인간은 공중 생물도 아니다. 그런데 우린 수영을 할 줄 알아서 그런지, 아무래도 물보다는 하늘이 더 멀게 느껴진다. 비행은 그야말로 '넘사벽'인지라, 당연히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이 든다고 여긴다. 그러니 기후 관련해서, 비행기를 최대 "기후악당"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이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실은 크루즈가 비행기보다 악영향이 크다"는 말을 들으면 "설마, 그럴리가?"라는 의문이 생길 법도 하다. 평소 크루즈 여행을 즐겼다는 한 "여행감독"은 SNS에서 본인의 짐작만으로 "크루즈는 세상에서 가장 저탄소 여행법"이라는 주장까지 펼쳤다. 사실을 들여다 보면 이 분은 실망할 것이다.

"타이타닉호가 낚싯배처럼 보이게 될 것"

크루즈는 단순한 배가 아니다. 한두 명을 물에 띄우는 '보트'가 아니라, 거대 리조트를 띄우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흔히 떠다니는 작은 도시("floating cities")에 비유하기도 한다. 또 단순 이동 목적이 아니라, 놀이와 여가가 목적이라 화려한 부대시설을 잔뜩 갖추고 있어, 더 막대한 에너지와 자원이 집중된다.

크루즈의 대형화 추세도 뚜렷하다. 유럽에 본부를 둔 비영리 환경단체로 지속 가능한 교통 시스템과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촉진하고 연구하는 기관인 '교통과 환경'(Transport & Environment, T&E)은 "오늘날 가장 큰 크루즈선은 2000년의 크기보다 두 배 더 크다"며 "이 속도로 계속 성장한다면, 가장 큰 크루즈선은 2050년에 34만 5,000 총톤수(GT)에 달할 수 있으며, 타이타닉호보다 8배 더 커져, 타이타닉호가 낚싯배처럼 보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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