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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도망간 경호처장? 이제 각자도생"빨라진 윤 체포 시계
2025-01-10 22:44:06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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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죄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발부 나흘째를 맞은 10일, 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대치를 이어오던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전격 사퇴하고 경찰에 자진 출석하면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일 1차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찰·공수처가 관저 경내까지 진입하고도 경호처에 막혀 5시간 30분만에 철수하면서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과 달리, 최근 경찰이 사상 초유의 '형사 1000명' 동원령을 내리는 등 대대적인 압박에 들어가자 경호처의 수장부터 꼬리를 내렸다는 것이다.

경찰은 당초 경호처 서열 1위 박 처장과 2위 김성훈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뒤 윤 대통령 체포에 돌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처장과 김 차장은 지난 3일 직원들을 시켜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을 물리적으로 막았다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로부터 3번째 최후 통첩을 받은 상태였다. 이미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했던 박 처장의 3차 출석 시한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김 차장의 출석 시한은 11일 오전 10시까지였다. 만일 3차 소환마저 거부할 경우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앞서 윤 대통령 역시 3차례 출석 요구를 모두 무시해 체포영장이 떨어진 바 있다.

그런데 이날 예상을 깨고 박 처장이 출석 시한 종료 직전인 오전 10시께 경찰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경찰 쪽에선 "박 처장이 어제 저녁 변호인을 선임했다는 얘기를 듣고 출석 가능성도 있다"(수도권 현직 경찰)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뜻밖이라는 기류다. 경찰은 오후 2시께 수도권 광역수사단 책임자들을 한데 불러모아 작전 회의를 진행했다. 이후 박 처장이 경찰에 출석하기 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사직서까지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은 더 커졌다. 경호처는 이날 오후 4시 30분 "박 처장이 오늘 오전 경찰 소환 조사에 출석하며 비서관을 통해 최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최상목 대통령 권행대행의 입장을 전하는 기획재정부는 오후 4시 50분에 박 처장 사직서가 수리됐음을 공개했다.

청와대 근무 경력이 있는 한 전직 경찰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며칠 전만 해도 '상황이 엄중해 잠시도 경호 구역을 벗어날 수 없다'던 수장이 제일 먼저 대통령 경호처를 이탈한 것"이라며 "각자도생 하겠다며 박 처장이 백기 투항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평했다. 박 처장은 지난 4일 경찰 출석 요구에 불응하며 "대통령 경호 업무와 관련해 엄중한 시기로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전직 총경은 "침몰하는 배에서 선장이 가장 먼저 도망친 꼴"이라고 했다.

경찰 엘리트 코스를 밟아 지난 2010~2011년 경찰청 차장까지 지낸 박 처장이 그간 경찰과 경호처 양측에서 압박을 받아왔다는 얘기도 있다. 대통령실 파견 이력이 있는 한 현직 경찰은 "박 처장은 경찰 상황을 훤히 잘 아는 인사"라며 "현재 경찰이 준비하는 경력 규모 등을 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했다. 과거 박 처장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는 전직 경찰은 "박 처장은 결코 본인이 책임질 일을 만들지 않는, 손익 계산이 빠른 유형"이라며 "특수공무집행방해는 7년 6개월 이하 징역이고, 만일 사람이 다치면 3년 이상 징역까지 가중되기 때문에 '나는 여기서 빠지겠다'고 한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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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박 처장 입장에서는 경호처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경찰 조사에 응함으로써 단기적으로는 체포와 구속 가능성을 크게 낮춘 측면이 있다.

만약 박 처장이 경호처에 그대로 남아 경찰 조사에 끝까지 불응했다면 체포영장이 나왔을 것이고, 만에 하나 체포영장이 나오지 않았다 해도 추후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수순이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 처장 체포 확률은 100% 였는데, 아침에 자진 출석하면서 발생한 '긴급체포' 가능성은 그보다는 적은 것이었다"라며 "그런데 거기다 사표까지 낸 게 나중에 알려지면서, '재범' 우려도 사라져 긴급체포 가능성이 또 낮아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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