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지사가 미국의 자동차 부품 관세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4개항에 합의하고, 신속한 실무협상을 통해 이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김 지사가 제안한 내용을 휘트머 주지사가 적극 동의하며 이루어졌다.
첫 번째 합의 내용은 경기도와 미시간주 간 ‘자동차산업 상생을 위한 협의체’ 구축이다. 경기도는 국내 완성차 업체(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등)에 납품하는 부품사가 전국의 23%를 차지하며, 미시간주는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완성차 3사가 자리잡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다.
협의체는 트럼프 관세에 대응하는 한미 지방정부 최초의 전략적 연대기구로서 양국 자동차 기업 간 정보 공유와 기업 애로사항 실시간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김 지사는 정보교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재를 요청했고, 휘트머 주지사는 정보교환 통로 마련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 번째 합의는 한국 부품기업과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시간주 소재 완성차 3사 간 대화채널 개설이다. 이는 지난 3월 31일 평택항 간담회에서 국내 부품업체들이 김 지사에게 요청했던 사항으로, 납품가격 및 조건 협상 등 민감한 이슈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휘트머 주지사는 김 지사의 요청에 공감하며 이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세 번째로, 미시간주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부품 기업들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 확대가 포함됐다. 김 지사는 투자 확대와 초기 투자 시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에 대해 휘트머 주지사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네 번째는 올해 경기도가 주최하는 ‘미래 모빌리티 테크쇼’에 미국 완성차 기업들이 참여하는 것이다. 유망한 한국 부품사들이 다수 참여할 예정인 이 행사에서 양국 기업 간 협력 기회를 확대할 전망이다. 김 지사의 행사 소개와 참여 요청에 휘트머 주지사는 동의하며 적극적인 역할을 약속했다.
김 지사는 현지시간 10일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는 세계경제에 대한 자해행위”라며 “미국 경제에도 물가상승과 실직 등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하며 경기도 자체적으로도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기업 지원 계획을 반영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휘트머 주지사 역시 관세 정책에 대해 “관세는 뭉툭한 도구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중요한 동맹관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보교환과 플랫폼이 중요하다”며 김 지사의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회담 전 김 지사는 미시간주에 진출한 국내 자동차부품기업 관계자들과 라운드테이블을 가졌다. 현대모비스, 넥센타이어 등 8개 기업 관계자들은 불확실한 상황과 부족한 정보를 가장 큰 문제로 꼽으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김 지사는 휘트머 주지사와의 회담에서 최대한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회담으로 양국 지방정부 및 기업 간 두 개의 대화채널이 확보될 전망이다. 경기도와 미시간주는 물론 한국 부품기업과 미국 완성차 기업 간 협력 플랫폼이 현실화되면 우리 기업들도 직접 참여해 정보를 얻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