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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라서 허락되는 일들
2025-04-28 10:25:57
김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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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라서 허락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뭐 가을도 그럭저럭 괜찮지만 여름과 겨울에 해선 안 됩니다. 고통을 이겨내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회복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나무 옮겨심기 얘깁니다.

봄철 대청소와 가구 재배치를 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게 참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옮겨심기에 적당한 자리를 찾아 이리저리 헤맵니다. 서로 상극인 나무를 피하고, 높낮이와 색깔은 물론 주변 풍경과 어울리는지, 이미 자리 잡은 식물들은 또 어디로 옮겨야 할지 궁리하면서 말이죠.

작은 모종을 심을 때도 그랬습니다. 햇볕이 안 들어서, 배수가 잘 안 되거나 흙에 돌이 많아서 도대체 마땅치가 않습니다. 이렇게 배회하다가 손바닥 위에서 시들지도 모르겠다 싶죠. 잔디를 깎을 때나 물 줄 때, 잡초를 뽑을 땐 "마당이 너무 넓은 거 아닌가? 더 나이 들면 힘든데..."라며 한숨 쉬는데 말이죠.

여하튼 4월은 그림 그리기 좋은 계절입니다. 볕 좋은 날엔 "여기에 이 꽃을, 저 나무를 심어 보면 어떨까?" 하고 상상하게 되죠. 사실 옮겨심기는 식물에게 고통이 따르는 일이라서 성급히 결정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생각하고 재보고 또 참았다가, 식물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결정이라는 확신이 들었을 때 실행하죠.

당단풍은 커다란 반송 그늘에서 눈치 보며 살았습니다. 화단 입구를 가로막고 선 탓에 드나드는 사람과 여러 해 '어깨빵'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시야도 가렸고요. 그래서 햇볕 가림 없고 너른 곳, 다른 나무들과 어울릴 만한 곳으로 옮기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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