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40대가 지나서 만났다. 엄마가 된다는 생각은 해 본 적도 없었으므로 난자 냉동은 계획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결혼을 하고 시간은 흘렀다. 우리 부부에게 마지막 기회일 것 같아서 지난해 4월 난임 병원에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의사 선생님의 첫 번째 말씀은 "지금이라도 잘 오셨습니다"였다. 얼마나 많은 부부들이 고민 끝에 병원에 오시는지 아시고 전해주는 따뜻한 위로였다. 그렇게 우리는 난임 시술을 받는, 난임 부부가 된 지 1년이 넘었다.
처음 병원에 가서 느끼는 감정은 정말 사람이 많다였다. 뉴스에는 저출산이 화두이지만, 난임 병원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기다리다 지쳐서 대기석에 앉은 수많은 사람들을 흘끔흘끔 보면, 젊고 건강한 부부들도 생각보다 많아 놀랄 때가 많다.
우리 부부는 그렇다 하더라도 저렇게 건강한 몸으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부부들에게 왜 아기 천사가 오지 않는지 궁금했다. 그들이 얼마만큼의 시도로 실패하여 난임 병원에 오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이제는 첨단 의술과 약제의 도움으로 얼마든지 난임을 극복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