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도 새해는 어김없이 밝았다. 시간의 순리대로 해는 바뀌었지만 2025년 대한민국의 새해는 윤석열의 내란에 가로막힌 역리(逆理)의 시간에 멈추어 있다. 게다가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역리의 정국에 상처 입은 국민의 마음을 거듭해서 찢어놓았다.
을씨년스럽다는 말의 기원이 되었다는 120년 전 을사늑약의 그 해와 닮은 을씨년스러운 을사년이다. 무엇보다 작년 12월 3일 밤, 반헌법적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의 내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2025년 대한민국의 새해를 어둡게 가리고 있다.
내란을 이어가고 있는 윤석열과 한 무리들
수많은 카메라의 눈들이 그 참담한 현장을 환하게 비추어 내란과 폭동의 현실을 국민의 눈앞에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는데도 윤석열은 거짓으로 일관된 변명을 늘어놓았고, 그 원인을 민주당의 '입법 독주' 탓으로 돌리며 정당한 통치행위였다고 강변했다.
저 가증스러운 위선의 입과 거짓의 혀로 무슨 말을 늘어놓더라도 입법 독주는 민주주의의 절차였고, 비상계엄은 위헌이고 내란이었다는 사실이 바뀔 수는 없다. 문제는 윤석열에 대한 국회의 탄핵 가결 이후, 그리고 체포영장의 집행 이후에도 윤석열 자신뿐만 아니라 대통령실과 여당인 국민의 힘, 나아가 몇몇 국무위원들이 내란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의민주주의에서 국회는 곧 국민이다. 그래서 국회의 탄핵 의결은 국민의 결정이다. 국회의 의결이 있으면 다음 절차로서 헌재의 판결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헌법적 절차다. 이 절차를 거부하거나 방해하는 모든 행위는 반헌법적이며, 반민주적이고, 반국민적 행위다. 비록 우여곡절 끝에 헌법재판소가 8명의 재판관으로 탄핵심리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헌법과 국민을 농락한 일련의 과정은 윤석열의 복귀를 노리는 내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말해주었다.
헌재의 탄핵 판결과 법적 처벌이 확정되는 것이 내란의 종결이라고 할 때 '디테일에 잠복한 악마'를 불러내 탄핵과 내란 수사의 절차를 더디게 하는 모든 시도가 내란의 연속적 과정이다. 국민과 국회가 결정한 탄핵의 순리를 거스르는 역리의 정치는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