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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탑을 보는 순간, 누구나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2025-01-31 17:28:24
박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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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유타야 역사 도시
§ 국가 : 태국(Thailand) - 아유타야 시대
§ 유네스코 등재: 1991년
§ 등재 기준: Ⅲ (이 유적은 타이에서 진정한 국민 예술이 발전한 시기를 훌륭하게 보여 준다.)
§ 탐방일: 2024년 12월 22일

새파란 하늘 아래 아유타야의 사원, 왓 프라 시산펫. 검붉은 벽돌 위로 우뚝 솟은 체디(Chedi, 태국식 탑)가 마치 바람결을 모아 올리듯 하늘로 곡선을 그리며 뻗어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수록, 익히 알고 있던 석탑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러분은 '탑'이라 하면 어떤 모습이 연상되는가? 필자는 처마를 가진 지붕 모양의 돌이 층층이 쌓인 형태가 으레 떠오른다. 불국사의 석가탑처럼 정제된 아름다움, 미륵사지 석탑처럼 거대함과 위엄을 갖춘 모습들 말이다.

하지만 태국 아유타야에서 만난 체디는 한국적 탑과는 달랐다. 매끈한 곡선과 종 모양은 불교가 아닌 전혀 다른 종교의 건축처럼 느껴졌다. 내가 익숙했던 석탑의 세계와는 다른, 불교 건축이 가진 새로운 시각적 언어가 이곳에 있었다.

왕궁에서 왕실 사원으로: 왓 프라 시산펫의 탄생

체디의 개성을 이해하려면, 이 탑들이 자리한 '왓 프라 시산펫(Wat Phra Sri Sanphet)'이라는 사원을 먼저 알아야 한다. 태국의 불교 사원은 승려가 수행과 거주를 위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한국 사찰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왓 프라 시산펫은 다르다. 이곳은 애초부터 왕실의 특별한 장소로 설계되었다.


아유타야 왕국의 제1대 왕, 라마티보디 1세(재위 1350~1369)가 이 위치에 자신의 거처를 세웠던 것이 그 시작이다. 이후 왕국의 기틀이 잡히며, 뜨라이롯까낫 왕(제8대 왕, 재위 1448~1488)이 근처에 새 왕궁을 짓고 기존 건물을 사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렇게 탄생한 왓 프라 시산펫은 왕실의 권위와 영속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17세기 전성기의 왓 프라 시산펫은 황금빛으로 빛나는 200개 이상의 체디들과 16m 높이의 거대한 불상이 조화를 이루며, 마치 신성한 세계의 중심지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특히 종 모양의 3개 체디는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상징적 건조물로서, 사원 곳곳으로 퍼지는 찬란한 금빛은 경외심을 배가시켰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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