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여"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증언에 맞서 윤석열 대통령은 "(그 말은) 간첩 수사를 잘하게 도와주라는 것"이라며 "계엄 사무와 관계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4일 오후 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선 홍 전 차장은 앞서 국회에서 여러 차례 증언한 대로 계엄의 밤 당시 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내용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8시 22분 당시 홍 차장에게 전화해 "한두 시간 뒤에 중요하게 할 이야기가 있으니 대기하라"고 한 뒤(1차 통화), 오후 10시 53분경 다시 홍 차장에게 전화했다(2차 통화).
그때 윤 대통령이 "봤지? 비상계엄 발표하는 거. 이번 기회에 싹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가정보원에도 대공수사권 줄 테니까 우선 방첩사 도와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라고 말했다는 게 홍 전 차장의 증언이다. 이후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자신에게 체포자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추적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 변호인들은 "윤 대통령이 증인에게 '간첩들 싹 잡아들이라고 했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후반부 직접 발언에 나선 윤 대통령도 "(여인형 사령관이 홍 전 차장의) 사관학교 후배니까 도와주라. 간첩 수사를 잘하게 도와주라. 계엄 사무와 관계없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반박에 대해 홍 전 차장은 "제가 기억하는 부분과 좀 차이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령이 해제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5일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메시지를 보내 윤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를 건의했다고 밝히면서 "진심으로 국민에게 사과하시고 심경을 말씀하셨다면 국민들이 대통령님을 이해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