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파쇼에 의한 심각한 상황이 결정적으로 나타난 게 서부지법 폭동이다. 그런데도 이 땅의 보수세력들은 (폭동세력을) 응징하지 않고 옹호하고 있는데, 그것은 보수가 아니다.
내란세력 청산이 먼저 돼야 한다. 대선이 치러진다면 정당·인물 대결로 가서는 안 되고, 내란세력과 내란척결세력의 대결이 돼야 한다. 지금은 개헌을 논할 시점이 아니다."
'진보정치 맏형' 권영길(83) 전 국회의원의 말이다. 12.3 내란사태 이후 서울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구속‧탄핵‧파면 집회광장에 참여하고 있는 권 전 의원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현 상황에 대한 여러 우려를 표했다.
권 전 의원은 "나치 히틀러는 유대인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한국 파쇼부대는 희생양을 누구로 할 것 같으냐. 바로 민주노총"이라며 "윤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끊임없이 민주노총을 죽이겠다고 공격하고, 국가기구를 동원했다. 만약 파쇼 세력이 폭동적 상황으로 나가면 민주노총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희생양으로 삼을 것"이라고 봤다. 민주노총은 내란세력 척결의 중심에 서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파쇼 세력은 더 요동칠 것이다. 만약 대선이 치러지고 선거 결과가 그들이 바라는 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선거가 끝난 그날부터 상상을 초월할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며 선거 결과 불복을 예상했다.
권영길 전 의원은 전국언론노동조합 초대위원장(1988~1994)과 민주노총 초대위원장(1996~1997), 옛 민주노동당 초대대표(2000~2004), 제17대(2004년)‧제18대(2008년) 국회의원을 지냈고 (사)평화철도와나아지는살림살이 이사장으로 있다. 아래는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일본 강연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계엄... 짐도 못 풀고 여의도로"
- 요즘 건강은 어떠신지?
"윤석열 탄핵 집회에 나갈 만큼은 된다. 괜찮은 편이다. 주중 집회에는 간혹 나가고 주말에는 꼭 함께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산별노조 전직 위원장들과 함께일 때도 있다. 대통령 체포 촉구 한남동 관저 앞 집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 12.3 비상계엄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
"일본 노동운동가와 사회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정당들과 30여 년 전부터 교류해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일본 관련 단체의 초청으로 오사카와 교토에 가서 12월 2일까지 여러 차례 강연을 하고, 3일 밤에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도착해 짐을 풀기 전 텔레비전을 켰더니... 그 순간 비상계엄 발표를 하고 있더라. 짐을 풀지도 못하고, 그대로 여의도로 갔다."
- 12.3 내란사태 이후 윤석열 체포·구속·파면 그리고 탄핵광장을 경험하면서 이전 집회와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집회가 전체적으로 달라졌고, 내용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 집회문화가 '천편일률적 투쟁사' 위주였다면 이번에 보니 자유발언을 하는 형태가 짧으면서도 굵었다. 엘리트 중심이 아닌 각계각층의 참여가 이뤄졌다.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들이 참여해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내란세력을 규탄했다. 시민들의 연대가 형성됐다는 게 가장 중요한데, 앞으로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