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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과 파양... 아닐 것 같아도 끝난다, 모든 것이
2025-02-25 15:25:10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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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힘든 것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끝내고 싶은 것이 있는데 끝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 다닐 때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는 언제 끝난다는 걸 알 수가 있기 때문에 공부하기 싫은 것만 제외하면 그다지 힘들지 않다. 그런데 재취업 같은 문제는 다르다.

예전 내가 50을 앞둔 나이에, 다니던 방송국에서 하루아침에 잘렸을 때, 다시 방송국에서 일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나이를 감안하면, 재취업의 가능성은 현저히 낮았기 때문이다. 내 생계를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불안정한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었지만, 여기저기 이력서를 내며 노력을 해도 백수의 삶은 꽤 오래 지속되었다. 그때 가장 나를 힘들게 한 건, 백수의 삶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막막함과 답답함이었다.

지난 12월이 힘들었던 이유도 비슷했다. 난데없이 12월 3일에 계엄이 선포되었다. 충격과 공포의 밤을 보낸 뒤 계엄이 해제되고 정신 차리고 보니 그제야 분노가 치밀었다.

정치적으로 여야가 대치 중이었기 때문에 시끄럽긴 해도, 일상은 평온하지 않았던가. 그 평화가 뜬금없는 계엄으로 깨진 것이다. 계엄의 이유도 납득이 안 되었고, 대통령이 변명을 할수록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을 '계엄'이라는 폭력적 수단을 이용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다행히 계엄이 곧 해제되었지만 그 이후에 일어난 일들은 뜬금없는 계엄 선포만큼이나 상상을 초월했다. 헌정질서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헌법재판소를 흔들고, 선거관리위원회를 만신창이로 만들고, 법원을 박살 내는 사람들을 두둔했다. 모든 국민들이 밤새 지켜봤던 모든 장면들을 부정하는 억지도 부렸다.

이 사회가 완전하지는 않아도 그래도 최소한 돌아가게끔 유지시키는 선, 그래도 최소한 지켜야 하는 마지노선이 법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갑자기 그 선을 흔들고 무너뜨리는 사람들을 보자니 두려움과 함께 본능적으로 한 가지 생각만 들었다.

하루라도 빨리 이 무질서한 상황이 정리되고 끝나는 것. 이 사회를 지탱하는 선을 넘어버리는 사람들을 빨리 심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하지만 수사기관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마음을 어지럽히는 속보들이 공해처럼 쏟아지기 시작했고, 끝나기는커녕 점점 심해지는 상황에 스트레스 지수가 치솟았다. 오죽했으면 내 정신건강과 심신의 안정을 위해 뉴스를 멀리하기까지 했을까.

정신건강을 위해 뉴스를 멀리했다

강아지 구조도 마찬가지였다. 작년 10월. 지방에서 구조한 두 마리 강아지 대박이와 행운이도, 처음 구조할 땐 가족을 찾아주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관련 기사: 갱년기 우울증일 때 만난 구원, 이렇게 갚네요 https://omn.kr/2c6k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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