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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뛰는 극우세력... 윤석열 파면으로 끝날 문제 아니다
2025-02-25 15:35:35
서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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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고등학교의 평범한 교사일 뿐인데, 자고 일어났더니 하루아침에 유명 인사가 된 느낌이다. 언론과 방송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최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을 읽었다며,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거다. '믿을 만한' 한두 곳을 제외하곤 모두 거절하고 있다.

"선생님은 최근 극우 세력이 우리 사회에 준동하고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인터뷰의 시작은 남자 고등학교 교실이 극우화하는 현실에 관한 이야기였다. 대화가 무르익어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상이 사회로 넓어졌고, 일개 교사 주제에 사회 비평까지 하는 모양새가 됐다. 하긴 극우화한 교실의 머지않은 미래 모습이 사회의 극우화일 테니 못 할 것도 없다.

참고로, 앞선 기고에서도 썼지만, 요즘 교실이 빠르게 극우화하는 이유 세 가지를 들었다. 이른바 '시험 능력주의'에 길들어 무한경쟁과 차별을 당연시하는 문화와 휴식, 놀이는 물론, 공부조차 유튜브로 하는 세태, 그리고 옳고 그름보다는 재미있고 없음에 경도된 '예능화'가 원인이라고 짚었다. 이는 20~30대 청년 세대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교사로서 교실의 극우화가 심각하다고 우려하면서도 학교 울타리 너머까지 관심을 쏟진 못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질문에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청산유수로 답변이 튀어나왔다. 역사 교사이자, 시민기자, 그리고 광장의 촛불 시민이라는 나의 '정체성'이 가르쳐준 건지도 모른다.

무너진 역사 교육, 유튜브만도 못한 언론


첫째, 극우화는 역사교육의 형해화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이다. 역사교육의 본령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곧, 학창 시절에 제대로 역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극우적 사고에 결코 빠져들 수 없다.

역사가 수능의 필수 영역이자 공무원과 공기업 취업을 위한 필수 과목으로만 여겨져 온 뼈아픈 결과다. 이게 어디 역사 과목만의 문제일까마는 절체절명의 시험을 앞두고 당락의 기준으로 쓰이는 순간 '본질'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비교를 위한 '점수'만 남게 된다. 여전히 강의실에서 '밑줄 쫙, 별표 땡' 수업이 계속되는 이유다.

사교육 강사는 물론, 학교 교사들조차 아이들의 내신 등급 올리는 걸 교육의 목표로 삼는다. 지금껏 아이들에게 '역사'가 아닌 '시험 기술'을 가르쳐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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