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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게 노는 아이들... 용기내서 한마디 했습니다
2025-03-15 12:19:05
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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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인 나는 지금은 다소 조용하고 소심한 편이지만, 날 때부터 그렇지는 않았다. 어릴 땐 흔히 말하는 이 구역 인싸(인싸이더의 약자)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이 많고 수업 시간에 스스로 손을 들어 곧잘 발표를 하는 스타일이었다.

누가 뽑아주지도 않았겠지만 형편상 반장 선거에 나갈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땐 못내 섭섭한 마음을 일기에 쓰기도 했던, 요즘 흔히 말하는 '관심 종자 유전자'를 어느 정도 갖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 변했다. 세상에 깎여 나라는 존재가 점점 더 작아지기 시작했고, 그 시간 속에서 다채롭던 나의 관심 욕구는 점점 희미해져 갔다.

괜한 관심을 받는 게 싫어서

어른이 된 나의 모습은 다르다. 사회 속에서도 큰 소리를 낼 존재도 못되었거니와 이제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반장은커녕 조별 과제 조장조차 부담스러워진 소심한 어른이 된 것이다. 한 번 행동하는 데엔 여러 생각이 따라왔다.

핑계를 덧붙이자면 내가 이렇게 깎여 나간 데에는 세월이 흘러 내가 크게 대단치 않은 존재라는 걸 알게 된 게 첫 번째요, 내가 낳은 아들이 발달장애라는 걸 알게 된 게 두 번째였다(관련 기사: 친인척 가족 모임에서 내가 들은 최악의 말 https://omn.kr/2by58 ).


아들을 핑계로 가능하면 어디서든 튀고 싶지 않았다. 원하든 원치 않든 결국 내가 원치 않는 방식으로 의도치 않은 괜한 관심을 받는 게 싫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했다. 일상에서 충분한 사랑과 감사의 표현이란 건 해도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만큼은, 남에게 하면 할수록 어려웠고 내 목이 자라처럼 쑥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때로는 내 생각이 옳다고 느끼고 내 판단이 맞다는 생각을 해도, 어쩐지 입을 열 수가 없는 순간들이 찾아 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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