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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 가수 인생서 '동백아가씨' 부르는 마지막 무대
2025-04-15 2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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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6년 가수 인생서 '동백아가씨' 부르는 마지막 무대

26·27일 세종문화회관서 후배 3인과 고별 공연 열어

마지막 기회...이틀치 6000여석이 예매 직후 매진

 

 

[yeowonnews.com=김영미기자]“노래 무대는 이번이 확실한 마지막입니다. 레코드 취입도 중단합니다.”

 

▲ 66년 가수 인생서 '동백아가씨' 부르는 마지막 무대  © 운영자



지난달 5일 가수 이미자(84)는 이 한마디로 66년 가수 인생의 마지막 공연을 알렸다. 26·27일 이틀 동안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이미자 전통 가요 헌정 공연-맥을 이음’ 콘서트를 앞두고 한 선언이었다.

 

 

그의 육성(肉聲) ‘동백아가씨’를 현장에서 들을 마지막 기회에 이틀치 6000여 석이 예매 시작 직후 매진됐다. 이날 무대에는 조항조, 주현미, 김용빈(미스트롯3 진) 등 후배들이 함께한다. 이들이 ‘이미자의 전통가요 맥을 이어받는다’는 취지다.

 

 

서울 서초구 자택 인근에서 최근 그를 만났을 때 “스스로도 ‘마지막’을 입에 올리던 순간이 사실은 무척, 서운했다. 끝을 말하는 건 내게도 적잖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무대를 내려올 생각은 일찌감치 데뷔 60주년을 맞을 때부터 해왔다”면서 “원래는 고별 무대 없이 자연스레 사라질 작정이었는데, (나는) 공연 곡을 하나라도 망치면 너무나 괴로워하는 사람이기에 이제 마이크를 놓고 싶지 않아도 놔야 할 때가 왔음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미 그때부터 디너쇼도 멈췄어요. 솔직히 나이 들고, 힘 빠진 목소리로 넓은 콘서트 좌석을 다 못 채우면 얼마나 서글플까 싶어 더욱 무대에 안 서려고 했죠.”

 

 

이번 공연은 세종문화회관의 삼고초려 끝에 성사된 것이다. 이미자는 “지난해 가을 두 차례, 세종문화회관 측에서 처음에는 단순한 단독 공연으로 제의해 왔고, 매표 공연은 더는 안 한다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헌정 공연 형태로 수정해서 가져온 기획안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했다. 그는 “전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전통 가요로는 첫 단독 공연을 연 가수이자, 가장 많이 선 가수”라며 “이런 특별한 공간에서 우리 대중의 슬픔과 기쁨을 함께해온 전통 가요를 대물림하는 게 축복받은 일이자 운명적이라 여겼다”고 했다.

 

 

다만 “이 공연을 끝으로 노래는 그만둬도, 그 밖의 모든 활동까지 완전히 끝내는 은퇴를 선언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남은 인생 동안 신문 지상, 방송 등에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줄 일이 전혀 생기지 않을 거란 걸 함부로 예단할 수 없기에, 자신은 감히 은퇴를 말할 순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은퇴가 아쉬워 피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다만 분야를 달리해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뛰어난 기록을 세운 기업가나 정치가들이 계속 자기 분야에 조언을 남기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가요계에도 그런 역할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미자는 “스타는 그래도 스타다워야 한다. 전통 가요도 환상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면서 “KBS 가요무대 특집에 후배들과 함께 설 때마다 ‘남자는 턱시도에 넥타이, 여자들은 롱드레스를 입어달라고 부탁한 것도 그런 원칙 때문”이라고 했다. “전 동백아가씨가 수십 주간 라디오 순위 톱을 해도 최희준, 패티김 등이 부르던 스탠더드 팝에 비해 모임에서 부르기 부끄러운 노래로 여겨지던 시대를 살았어요. 그럼에도 끝까지 전통 가요의 기품을 지키려 노력했고, 항상 촌스러운 사람으로 불렸음에도 결국 여기까지 인정을 받았지요.”

 

 

이미자는 함께 무대에 서는 김용빈에 대해선 “미스트롯3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전통가요의 맛을 잘 살리는 게 참 마음에 들었고, 진에 오르길 응원했다”며 “하지만 가끔 음을 늘려 부른다. 좀 더 정박을 지켰으면 한다”는 조언을 남겼다. 그는 “우리 가요는 박자감과 가사전달력이 정말 중요하다. 많은 이가 동백 아가씨 중 ‘수많은 밤을’ 가사의 음 사이를 제멋대로 늘려 부르는데, 전 늘 정박으로만 불렀다”며 인터뷰 도중 즉석에서 노래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이미자는 이번 공연 중 “동백아가씨를 1960년대를 대표하는 곡으로 무대 중간 혼자 부를 계획”이라고 했다. 본래는 후배들과 합창하려 했지만, KBS PD 출신인 남편으로부터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들으러 온 팬들이 실망할 것이란 조언을 듣고 바꿨다”고 했다. 마지막 노래를 마치고 무대를 내려올 땐 “내 안에 슬픔보단 기쁨이 가득할 것”이라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촌스럽던 이미자의 66년을 지탱해 여기까지 데려와준 건 팬들이었다는 감사함을 온 마음으로 전하는 무대를 만들 겁니다. 끝까지 절대 눈물은 흘리진 않을 거예요. 울면 제대로 노래할 수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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