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애 클래식 음악작가 :
4월 눈 소식으로 꽃들의 안녕이 궁금한 주말입니다. 바람 따라 흩날리는 꽃잎들을 구경하셨나요? 눈이 왔지만, 피어있던 꽃들이 지고 나면 또 새로운 꽃들이 피어나는, 바야흐로 봄의 계절입니다. 하루하루 다양한 꽃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개나리, 벚꽃, 라일락을 만났다면 이제 데이지도 기다릴 것 같아요.
이렇게 자연 속 아름다움을 찾는 재미를 귀로도 감상하기 위하여 이번에는 ‘꽃’을 주요 소재로 한 클래식 곡 두 가지를 들고 왔답니다. 바로 라흐마니노프의 ‘데이지’와 차이콥스키의 ‘꽃의 왈츠’입니다.
▲ 라흐마니노프 : <6개의 로맨스, Op.38>, ‘데이지’ |
▲ 차이콥스키 : 발레모음곡《호두까기 인형, Op.71a》, ‘꽃의 왈츠’ |
또 다른 꽃 피는 날의 클래식은 차이콥스키의 발레극《호두까기 인형》에서 등장해요. 소녀가 꿈속에서, 크리스마스 날 선물 받은 호두까기 인형이 사실 왕자였음을 알게 되고, 마법에서 풀려나기 위해 사랑을 찾는 모험을 떠납니다. 그리고 긴 모험들은 꿈에서 깨어나면서 끝나버려요. ‘꽃의 왈츠’는 모험의 하이라이트에 등장합니다. 발레 자체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매년 무대 위에 올라오지만, ‘꽃의 왈츠’만큼은 신년이나 봄에도 자주 연주되는 곡입니다.
제목이 ‘꽃의 왈츠’니까 왈츠가 뭔지도 짚어볼게요. 왈츠는 3박자의 경쾌한 춤곡을 말합니다. 남녀가 한 쌍이 되어 원을 그리고 발을 구르며 춰요.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된 춤이자 춤곡으로, 각국으로 퍼져 나라 간의 개성이 생겼으며, 클래식 음악에서 자주 볼 수 있지요. ‘꽃의 왈츠’는 꽃들이 왈츠에 맞추어 춤추는 장면을 그린 셈입니다.
‘데이지’가 맑은 날 바람에 하늘하늘 움직이는 꽃잎들을 떠올리게 한다면, ‘꽃의 왈츠’는 알록달록한 꽃밭들이 눈앞에 대규모로 펼쳐져 있는 느낌이에요. 꽃들의 군무를 연상시키죠.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시나요?
만발하는 꽃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은은한 웃음이 생기고, 자연의 기운 따라 에너지가 생기는 느낌이 들어요. 꽃들과 함께 활기찬 기쁨이 가득한 봄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유신애 클래식 음악작가 프로필
단행본 <로맨스 인 클래식>, <베토벤 빼고 클래식>을 쓴 클래식 음악 작가.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후, 클래식 음악 전문 월간지 <피아노 음악>, <스트링앤보우>에서 클래식 전문 기자로 근무하였으며, KBS 클래식 음악 방송 <더 콘서트>, 클래식 음악과 강연이 더해진 KBS 연말특집생방송 <오늘과 내일> 등에서 구성작가 겸 음악코디네이터로 활동하였다.
현재는 강연, 북토크 등 다양한 채널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