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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입양 문제 더 심각... 빠른 조사 이뤄지길"
2025-05-04 18:57:02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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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진실화해위원회가 과거 우리나라의 해외 입양을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정부의 공식 사과를 권고했다. 과거 프랑스로 입양돼 양부모에게 학대와 성폭행까지 당한 김유리씨는 진화위 위원장에게 무릎 꿇고 호소했다.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4월 20일과 27일에 걸쳐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과거 자행된 해외 입양의 국가 폭력성을 피해자들 증언으로 짚어보았다. 취재 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4월 29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해외 입양 문제 취재한 김정인 기자를 만났다. 다음인 김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한 장의 사진 보고 취재 시작했다"


- 방송을 마친 소회가 궁금합니다.
"이번에 해외 입양 문제를 처음 알게 됐어요. 그래서 마음이 무거웠어요. 왜냐하면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정부가 추산한 것만 17만 명이고 민간에서 20만 명의 아이들이 해외 입양 간 거더라고요. 제가 1980년대 중반생인데 제 나이대 비슷한 분들이 해외 입양 가셨더라고요. 그걸 생각하니까 굉장히 놀랍기도 하고요."

- 해외 입양 문제는 어떻게 다루게 된 거예요?
"한 장의 사진으로 시작했어요. 3월 26일 진실화해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 기자회견 사진 한 장에 저는 굉장히 놀랐어요. 사진에 나온 김유리씨가 해외 입양 피해자분이신데요. 그분이 박선영 진화위 위원장 앞에 무릎꿇고 호소하고 계시는 모습이 사진으로 나왔어요. 그 사진을 보고 왜 이렇게 피해자가 호소를 해야 하는 걸까란 생각이 들면서 취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방송도 프랑스로 입양된 김유리씨 이야기로 시작됐죠.
"유리씨가 입양 간 게 당시 11살이었어요. 해외 입양 간 많은 분은 굉장히 어릴 때 가기 때문에 입양 전 기억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요. 근데 유리씨는 많은 걸 기억하고 계셔서 그 얘기를 듣는 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중요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 김유리씨는 동생과 같이 입양됐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같이 가게 된 건가요?
"일단 가정 형편 때문에 김유리씨와 동생이 보육시설에 맡겨졌대요. 어머님이 이 기관에서 일을 하셨던 거라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여기에 맡겨놓고 굉장히 자주 연락도 했대요. 근데 보육시설에서 어느 날 '동생과 네가 프랑스로 입양가게 됐다'고 얘기하니까 김유리씨도 굉장히 당황스럽잖아요. 그래서 '엄마 아빠가 이걸 아나요?'라고 물었더니 그 시설에서는 엄마 아빠가 동의한 거라고 얘기한 거예요. 근데 나중에 확인하니까 거짓말이었죠."

- 김유리씨 증언에 의하면 양부모는 문제가 많은 사람 같거든요. 이런 걸 걸러내는 시스템이 없었던 걸까요?
"맞아요. 걸러내는 시스템 같은 게 우리나라는 굉장히 부족했던 것 같아요. 입양 보내기 전에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대리 입양이라는 제도가 있었대요. 그러니까 양부모가 우리나라에 직접 오지 않아도 입양 기관이 아이를 데리고 가서 배달해 주는 거예요. 그래서 옛날에는 우리가 '우편배달 아기'란 식으로도 불렀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양부모가 국내에 들어와서 검증을 꼼꼼하게 해야 되잖아요. 사실 다른 나라에서는 그때 다 그랬거든요. 꼼꼼하게 하면서 수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도 걸리는 일인데 우리는 이걸 너무 간소화시키다 보니까 6주에서 두 달 정도 걸려 아이를 해외 입양 보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대리 입양이라는 제도가 굉장히 문제가 많았던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 신경하씨도 나오는데 비슷하게 해외 입양 시켰나 봐요?
"경화씨 같은 경우 6살 아이였어요. 집 앞에서 놀다가 어떤 아주머니 따라서 기차를 타게 됐대요. 그리고 어떤 역에 내리고 나니 바로 앞에 경찰서가 있어서 가서 '나 길 잃어버렸다. 우리 엄마 아빠 찾아달라'라고 했는데 제천에 어떤 보육원으로 보내지고 거기에서 해외 입양이 된 거예요. 근데 그 보육원에서 보내질 때도 성 씨를 신경화가 아니라 백경화로 보냈더라고요. 그렇게 아이의 신원도 바뀌고... 사실 잃어버린 아이니까 미아인데 미아가 고아로 돼서 고아 호적을 만들었거든요. 고아가 돼서 해외 입양을 보낸 거예요. 사실 이 엄마는 잃어버린 딸을 찾기 위해 44년 동안 굉장히 고생 많이 하셨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미국으로 입양 가 있었던 거죠."

- 그 아줌마를 우연히 따라간 건가요?
"어떤 아줌마가 경하씨에게 다가와서 '너네 집에 동생 생겼지? 너희 엄마가 이제 너 필요 없대'라고 해서 아줌마를 따라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차 안에서 아줌마가 경하씨를 놓고 갔고 경하씨는 종점인 기차역에서 내려 경찰서에 갔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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