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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암 최익현 평전] 매천 황현, '오애시' 지어 면암 격려
2024-07-27 15:54:10
김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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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늑약은 매국노·친일파들에게는 '새로운 주인'의 탄생이지만, 백성과 올곧은 선비들에게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참변이었다. 누대에 걸쳐 국가의 녹봉을 많이 받은 자들일수록 국가 위난시에는 매국에 앞장서거나 동족을 배신하는 데 헌신적이었다.

포식동물이 사냥을 할 때이면 어김없이 사냥감을 무리로부터 떼어내고 목줄을 사나운 이빨로 끊듯이, 일제는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함으로써 조선을 고립무원의 상태로 만들었다. 고종 정부는 1882년 3월 일본의 조선진출을 막고자 청나라 북양대신 이홍장(李鴻章)의 알선으로 미국의 슈벨트 제독을 상대로 전문 14조의 <조·미수호통상조약>을 맺었다.

조약의 주요 내용은 "조선이 제3국으로부터 부당한 침략을 받을 경우에 조약국인 미국은 즉각 이에 개입, 거중 조정을 행사함으로써 조선의 안보를 보장한다. 미국은 조선을 독립국의 한 개체로 인정하고 공사급 외교관을 상호 교환한다."라는 등이다.

또 러시아와는 1884년 <한·로수호통상조약>을 맺고 최혜국 대우, 치외법권 인정, 선박왕래와 관세에 관한 규정 등을 명시하였다. 그런데 미국은 조선과 통상우호조약을 맺고도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통해, "일본이 조선에 대한 보호권을 확립하는 것이 러·일 전쟁의 논리적 귀결이며, 극동의 평화에 직접 공헌할 것으로 인정한다."라는 황당한 뒷거래를 하였다.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지 17년 만의 일이다. 미국은 조선을 철저하게 배반한 것이다.

일제가 조선을 침략하면서 외교권부터 박탈한 것은 우선 얼룩말을 무리에서 떼어내고 공격하는 수법 그대로였다. 그리고 을사늑약으로 목줄을 끊었다.

을사늑약 소식이 알려지면서 조약체결에 대한 반대운동과 반일항쟁이 전국에서 일어나고 순절자들이 속출하였다. 시종무관장 민영환을 비롯하여 특진관 조병세, 법부주사 송병찬·전참정 홍만식, 참찬 이상상, 주영공사 이한응, 학부주사 이상철, 병정(兵丁) 김봉학·윤두병·송병선 등이 자결 순국하였다.

때를 같이 하여 충청도에서는 전참판 민종식, 전라도에서는 전참찬 최익현, 경상도에서는 신돌석, 강원도에서는 유인석이 각각 의병을 일으켰다. 그리고 을사오적인 내부대신 이지용, 군부대신 이근택, 학부대신 이완용, 농상공부대신 권중현, 외부대신 박제순 등을 척살하려는 운동이 몇 갈래로 전개되었다.


매천 황현은 을사변고의 소식을 듣고 <오애시(五哀詩)>를 지었다. 순국한 민영환·홍만식·조병세·이건창·김봉학과 살아있는 면암을 그리는 시다. 다음은 <살아있는 최익현에 격려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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