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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단 여자 찾다가... 인생 꼬여버린 공시생들
2025-02-21 11:19:05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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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혐오시대. 오늘의 한국사회를 적잖은 이들이 그렇게 정의한다. 관용도 이해도 없이 모든 차이와 자극에 혐오로 반응하는 일이 이 시대 가운데 얼마나 만연한가를 떠올리면 가히 틀리지는 않은 평가인 듯하다.

많은 이들이 선망하지만 또 그만큼 도마 위에 올라 난도질당하기 일쑤인 연예인이다. 대중의 혐오와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직업으로 연예인 같은 직종도 드물다. 지극히 예외적인 몇몇을 제외하고는 안티팬이 없는 연예인이 없을 정도다. 이렇다 할 잘못을 저지른 적 없는 이도 골머리를 앓는 경우를 쉬이 마주한다. 하물며 마약이나 음주운전, 탈세 등 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어떻겠는가.

온라인을 떠도는 인신공격성 악플과 벌써 수년 째 법적 공방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진 가수 겸 배우 아이유는 아예 지난해 초 신곡 발표를 앞두고 작성한 곡 소개 메시지 첫 문장에 '누군가는 지금을 대혐오의 시대라 한다'라고 적었다. 열다섯 어린 나이에 데뷔 십 수 년 간 온갖 혐오와 맞닥뜨렸을 그녀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속 깊은 글월이 노트 두 장에 빼곡히 담겨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악플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연예인이 한둘이 아닌 상황에서 포털사이트 연예뉴스 댓글란을 원천폐쇄하는 무식한 정책까지 실행됐음에도 상황은 나아질 줄 모른다.

본 적도 없는 이를 혐오하는 시대


혐오(嫌惡)는 미워할 혐(嫌)에 싫어할 오(惡)를 이어붙인 단어다. 미워하고 싫어하는 것 모두가 가치와 판단을 넘어 감정과 닿는 일이란 건 주목할 만하다. 무엇을 판단한 결과가 아니라 마음으로 꺼리고 경멸한다는 뜻이 아닌가. 오늘의 혐오가 어디서 비롯됐는가를 살피다보면 절로 아연해질 밖에 없는 이유다. 일면식도 없는, 제 삶의 반경을 벗어나 있는, 자기에게 어떤 해도 입힌 적 없는 이들에 대해 오늘을 사는 이들의 혐오가 분출되는 모습이 그 해법을 찾기 어렵게 하는 탓이다.

모두를 연결한다는 인터넷 기술은 혐오의 거리마저 순식간에 좁혔다. 적잖은 이들이 일면식 없는 이들에게 복구되지 않는 상처를 입히는 데 거리낌이 없다. 인터넷 상의 댓글들, 그와 얼마 다르지 않은 저질적 기사들의 범람이 대표적이다. 배우 김새론 사망 뒤 새삼 조명 받고 있는 한국사회의 폭력과 혐오의 양상은 그와 얼마 다르지 않았던 사건들, 이를테면 유아인과 정우성, 고 이선균 사건 등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이슈들 가운데 대동소이하게 확인된다.

악플과 그를 타고 전해지는 혐오를 소재로 삼은 작품이 한국사회엔 채 얼마 되지 않는다. 근 며칠 동안 만난 여러 영화관계자들에게 이와 엮어 다룰 만한 작품을 추천해 달라고 했으나 돌아오는 답은 <소셜포비아> 한 편이 고작이었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막론하고 한국영화가 사회상을 반영하는 데 게으르고 부진하단 평가를 새삼 확인케 되는 순간이었다.

이를 반대로 보자면 <소셜포비아>와 같은 작품의 가치를 돌아보게 된다. 사회현상을 바로 읽고 그 안에 분명히 흐르는 흐름을 포착해 비판하고 달리 보도록 하는 작업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소셜포비아>는 악플로 대표되는 댓글문화, 혐오를 조장하는 이들의 행태, 사회가 그를 대하는 방식 등을 효과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자주 거론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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