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제목은 The Fall(더 폴). 정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적인 추락이 아니라 특별한 추락에 관한 이야기다. 추락은 주인공들과 관련이 있다. 5살 소녀 알렉산드리아(카틴카 언타루)는 아버지의 오렌지 농장에서 오렌지를 따다가 나무에서 떨어져 팔이 부러졌다. 스턴트맨 로이(리 페이스)는 영화 촬영 도중 낙마해 하반신이 마비된 상태다. 추락이라는 건 어느 정도의 높이가 있어야 하며, 올라간 만큼 떨어졌을 때의 타격도 크다.
로이와 알렉산드리아 두 사람의 추락이 특별한 건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떨어졌다는 점이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남긴 알렉산드리아의 오렌지 농장도 그렇지만 로이의 경우는 특히 그렇다. 영화사는 막대한 보험금을 제시하지만 사랑하는 영화를 찍지 못하게 됐고 애인마저 이별을 통보한다. 로이에게 금전적 보상은 중요하지 않다. 흰색과 갈색으로 구성된 좋게 말해 안정적이고 차분한, 어쩌면 답답함에 더 가까운 병원의 풍경은 침대 밖을 떠날 수 없는 로이가 느끼는 무력감을 대변한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