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오마이뉴스
악마화된 북녘 깨트린 '압록강 뗏목꾼의 노래'
2025-03-15 16:26:42
오마이뉴스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 트위터로 공유하기
  • url 보내기

강물이 흘러가는 것은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다. 그것은 빠르게도 느리게도, 홍수의 계절에는 누런 물빛을 띠고 겨울이 다가오는 계절에는 시퍼런 칼날 같은 물빛으로 가슴을 서늘하게 하고 고요하면서도 긴장감을 어리게 하여 흘러간다.

강물의 껍질이 홍수의 계절에 부드러운 건 흙과 만났기 때문일까? 강물은 흙을 운반하여 흙탕물인 채로 역동적으로 흘러 대해에 이르기도 하였다. 강물의 흐르는 힘을 이용하여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운반의 수단으로 삼아왔다.

전쟁으로 인한 폐허의 기억은 읽어낼 수는 없어


같은 민족인 조선에는 아직도 뗏목이 있다. 깊은 산에서 겨울 동안 벌목한 아름드리나무를 묶어서 얼음이 풀리는 봄에 뗏목을 띄운단다. 뗏목꾼들은 그 나무들을 물살에 흩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단단히 엮고 묶어서 떠날 채비를 차려 준단다. 나무와 물의 성질을 잘 알아야 하는 뗏목꾼들. 육로를 통한 목재 운반보다 이렇게 하여 물에 담구어 더욱 튼튼해진 나무는 틀어지거나 갈라지지 않고 좋은 목재가 된다고 한다.

우리 민족은 긴 강물의 흐름처럼 오랫동안 남과 북이 갈라져 지나온 세월이 길고 길었다. 압록강과 두만강은 북녘 동포들에게 미국에 의해 갈라지고 초토화된 전쟁의 잔상을 지니고 산 세월만큼이나 슬픔과 탄식, 비탄의 정서를 실어 날랐을까?

그러나 조천현 작가가 보여주는 압록강과 두만강 주변 북녘의 자연 풍경과 일상을 일구어 가는 사람들이 자아내는 이미지들은 그렇지만은 않는 것 같다. 그만큼 시간이 흘렀기 때문일 것이다. 그 어디에도 전쟁으로 인한 폐허의 기억은 읽어낼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의 고요와 평화 속에도 역사의 그늘을 비끼지 않을 것이다.

조천현 작가는 38년간 조중 접경지에서 북녘을 바라보면서 추운 날에도 더운 날에도 카메라를 메고 압록강 사람들을 만나러 갔다. 반도의 끝머리에 가까운 전남 영암이 고향인 그는 멀리 대륙을 면한 조중접경 지역을 오가며 당국의 제한 속에서도, 한 장소를 수십 번을 오르내리면서 담아낸 '압록강 뗏목꾼의 노래'를 통해 북녘의 또 다른 모습을 우리들에게 알려준다.

악마화된 북녘의 인상 깨트린 압록강의 이미지들

전체 내용보기
주요뉴스
0포인트가 적립되었습니다.
로그인하시면
뉴스조회시 포인트를 얻을수 있습니다.
로그인하시겠습니까?
로그인하기 그냥볼래요
맨 위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