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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하게 굳은 어깨, 여기선 스르륵 저절로 풀렸습니다
2025-03-15 19:00:32
김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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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었지만, 본격적인 계절의 시작은 춘삼월입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생명들이 꿈틀거리는 때입니다. 따듯한 봄 햇살에 길을 나설라 치면 겨울이 시샘하듯 찬바람으로, 겨울과 봄의 경계에 선 날씨가 우리의 옷을 두껍게 합니다. 하지만 월아산 숲속의 진주에서 퍼져 오는 황금빛을 놓칠 수 없어 3월 15일, 경남 진주 월아산을 찾았습니다.

꽃샘추위가 하늘도 잿빛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월아산 자락 숲속의 진주에 차를 세우자 시원한 바람이 우리의 뺨을 어루만지며 지납니다. 덕분에 머리가 맑아지는 듯합니다.


황금빛 축포를 쏘기 시작한 수선화정원으로 곧장 가고자 하는 마음도 굴뚝같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아늑하고 평화로운 풍광이 눈길과 발길을 붙잡기 때문입니다. 일상 속 딱딱하게 굳었던 긴장의 끈이 이곳에서는 스르륵 풀립니다. 시간 사치를 누리고자 천천히 걸었습니다.

어디를 먼저 걸어도, 어디를 향해 고개를 돌려도 좋은 곳입니다. 봄의 길목을 지나온 숲속의 진주에서 물소리원을 지나 산림 레포츠 현장(네트어드벤처, 로프어드벤처, 에코라이더, 곡선형 집와이어, 하늘 숲길, 집라인) 으로 가는 하늘산책로를 걷습니다. 하늘을 거닐 듯 몸과 마음이 가볍습니다.

그러다 다시금 돌아왔습니다. 노란 달님 속에서 절구통을 찢는 토끼 한 쌍을 만납니다. 달빛이 비치는 신선의 정원 월량선경(月亮仙境)이란 표지석이 신선들이 산다는 선계(仙界)에 들어선 우리를 반기는 듯합니다.

걸음마다 아늑한 풍경, 줄줄이 잡힌 행사... 봄에는 꼭 와보세요


뒤편으로 정원 도시의 시작, 월량선경의 작가정원으로 가는 길이 우리를 유혹합니다. 한국정원 고유의 조성 방식을 따르면서 감추었다 드러내는 듯한 '청림월연'이 바로 뒤편에 있습니다.

물론 이 길을 따라가면 '달과 나'를 뜻하는 월아(月我)와 월아산의 월아(月牙)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는 ㈜신화컨설팅의 '월아회원(月我回園)'와 제이제이가든스튜디오의 'LAYER OF GREEN(자연의 층, 우리의 기록)'이 이 연이어 우리를 맞이합니다.

걸음을 한 걸음 두 걸음 옮길 적마다 아늑한 풍경이 우리 두 눈에 꾹꾹 눌러 담겨옵니다. 색연필이 울타리를 꾸민 곳에 이르면 동화 같은 풍광이 따라옵니다. 숲속 어린이도서관이 나오고 연못에는 진주시 캐릭터 하모가 활짝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덩달아 오가는 바람과 인사를 나눕니다. 달콤합니다. 꽃들이 여기저기 빨갛게 피어서 우리를 반기는 덕분에 걸음은 더욱 가볍습니다.


월아산 우드랜드 개관 7주년 기념 이벤트가 3월 21일까지 열린다는 선전 문구가 눈길을 이끕니다. 간단한 설문 조사 후 SNS에 구독과 축하 댓글만 달아도 추첨을 통해 글램핑장 숙박권을 준다고 하네요.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지만 이건 양잿물이 아니라 멋들어진 글램핑장 숙박권입니다.

숲속 어린이도서관 옆으로 아담한 꽃밭들이 다시금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새초름하게 핀 꽃들 사이로 개구리들이 보입니다. 물론 돌멩이로 그려진 개구리지만 왠지 봄이 와락 안긴 듯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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